심장수술에 사용되는 고가의 1회용 의료기기를 폐기하지 않고 재사용해 감
염 우려와 함께 거액의 건강보험료를 부당하게 받아 가로챈 대형병원장 등
이 구속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문규상) 수사2과는 7일 심장혈관 확장 시술용 의
료기기인 발룬 카테타(Ballon Catheter) 656개를 폐기하지 않고 재사용해 7
억4천여만원의 건강보험금을 받아 가로 챈 혐의(사기)로 부산 C병원 원장
이모(62)씨를 구속하고 전 원장인 김모(7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발룬 카테타는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심장으로 삽입한 뒤 끝에 달려
있는 풍선을 불어 혈관을 확장시켜 수술하는 의료기기로 개당 104만-110만
원의 고가로 전량 수입되고 있으며 제조사에서는 감염과 손상 등의 우려로
재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97년 3월부터 최근까지 발룬 카테타를 사용
한 뒤 폐기하지 않고 자체 세척기구와 소독기구로 씻고 소독한 뒤 재사용하
고 진료비 청구서류를 꾸며 건강보험금 7억4천여만원을 부당하게 받아 가
로 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C병원은 모두 1천539명의 발룬 카테타 시술환자 가운데 60%
인 927명에 대해 1천108개의 발룬 카테타를 재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656개
에 대해 허위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병원은 사용한 발룬 카테타를 물로 씻은 뒤 다른 수술용품과 함께 일
반적인 멸균소독기구인 산화에칠렌가스(Ethylene Oxide)소독만 거쳐 재사용
해 기능 손상은 물론 혈액을 통한 감염우려를 높이고 있다.

발룬 카테타 수입사인 보스턴 사이언티픽 코리아㈜ 관계자는 "발룬 카테타
가 워낙 고가의 수술기구로 상당수 병원에서 재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
며 "실제로 연간 국내에 수입되는 발룬 카테타는 1만3천-1만4천개로 이 가
운데 30-50%가 재사용되면서 연간 40억-7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초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심장수술이 가능한 대학병원급 이상의 전국 2천500여곳
병원을 대상으로 발룬 카테타 재사용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
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