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설 장군 후손들. 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명량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경주배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5일 경북 성주경찰서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명량 제작자 겸 감독 김한민, 각본가 전철홍, 소설가 김호경씨를 고소했다.
배설 장군 후손들이 명량 관계자들을 고소한 이유는 영화에서 선조인 배설(1551~1599) 장군이 역사적 기록과 다르게 악인으로 묘사돼 있어서다.
영화에서 경상우수사 배설 장군은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 시도하고 거북선을 불태운 다음 혼자 도망치다가 안위 화살에 맞은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따르면 배설 장군은 1597년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며칠 전 병을 치료하겠다고 이순신 장군의 허가를 받아 뭍에 내렸다가 도주했다.
배설 장군은 1599년 고향인 구미(선산)에서 권율에게 붙잡혀 참수됐다가 이후 무공이 인정돼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록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배씨 문중은 배설 장군이 명량해전에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사실과 다르게 묘사되는 바람에 명예가 훼손되고 후손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설 장군 후손들은 "영화의 감독 겸 제작자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명량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고 강조했지만 후손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 봐 달라는 자기 편의적 주장을 하고 있다"며 "상술에 이용돼 명예에 먹칠을 당한 당사자와 후손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배윤호 비대위 대변인은 "배설 장군이 뭍에 내렸다가 도주해 참수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명량해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를 촉발하고 사태해결에 책임을 진 소설가, 영화제작자, 배급사측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마디도 사과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배설 장군의 후손이 집성촌을 이뤄 사는 성주에서 고소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씨는 10개 안팎의 관향이 있으나 모두 같은 뿌리인 동계혈족이며, 배설 장군은 경주배씨 성산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