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발주 도로공사를 시공중인 건설업체가 고가도로 건설로 쓸모없게 된 기존 도로의 폐아스콘을 수거처리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매립, 토양오염을 외면한 눈가림식 공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도는 폐아스콘이 매립된 지역이 고가도로 바로 아래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부지'라는 이유로 설계과정에서 기존 도로면의 철거와 폐아스콘 처리를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나 환경오염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도는 지난 99년 용인시 기흥읍 국도 23호선 '고매~기흥간' 4.6㎞구간에 대한 도로 확포장 공사를 발주, 시공사로 공동 선정된 K건설 등 4개 업체가 공구별로 3년째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구간 중 기흥읍 고매리 기존 도로 위에 길이 440m, 폭 19.5m 규모의 고가도로를 건설중인 K건설은 공사전 차량이 통행했던 고가밑 구 도로면을 최근 덤프트럭 등을 이용해 흙으로 매립하고 있다.

매립되는 도로는 두께 20cm, 폭 12m의 아스콘 도로로 현재 가설중인 고가도로 초입에서부터 150m가량 뻗어있으며 신설되는 확포장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채 배수로 공사 등을 위해 곳곳이 잘려져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인 K건설측은 “도 발주 당시 설계도상에 구도로의 철거가 명시되지 않은데다 저가입찰을 받아 폐아스콘 처리비용도 문제가 돼 흙으로 매립할 수밖에 없다”며 8일 현재 성토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천ｔ 분량의 폐아스콘이 그대로 땅에 묻혀 심각한 토양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환경공해추방운동 경기도지부 조현훈 부장은 “구도로가 곳곳이 커팅돼 있고 신설 도로와도 단절돼 명백한 폐아스콘인데도 이를 걷어내지 않고 매립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구 도로는 성토된 뒤 다시 도로부지로 활용될 부분이라 폐기 처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문제가 된다면 적정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