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경찰서는 9일 유명대학교수 등을 사칭하며 소씨 부부 등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가로채 지난 7일 사기혐의로 구속된 정모(45·서울시 강남구)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소씨일가족을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10일 살인혐의로 추가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정씨의 범행은폐를 도와준 것으로 드러나 긴급 체포한 현모(40·6급 공무원)씨와 김모(25·여·서울시 마포구)씨에대해서는 살인방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99년께 서울 삼성동 모 테니스장에서 만난 소씨부부에게 유명대학교수라며 자신을 소개한뒤 벤처기업과 카지노 등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수 있다며 1억8천여만원을 받아 챙겼으나 거짓말이 탄로나자 지난 3월16일 소씨에게 카지노 교육 등을 해주겠다고 중미산휴양림 통나무집을 예약토록 했다.
같은달 25일 통나무집에서 소씨가족을 만난 정씨는 소씨와 돈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26일 0시30분께 소씨를 전기충격기로 위협, 폭행해 숨지게 한 뒤 곧바로 소씨부인(41)과 아들(16), 딸(14) 등 두자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혐의다.
긴급체포된 현씨는 정씨의 지시에 따라 범행당일 휘발유를 구입해 정씨에게 건네준 뒤 소씨부인의 차량을 통나무집 사이로 이동주차해 불에 타도록 하고 강원도 양양부근에서 정씨가 피묻은 옷을 태우도록 방조하는 등 범행은폐를 도운 혐의다.
정씨와 내연관계인 김씨는 정씨의 지시에 따라 전기충격기를 구입해주고 소씨부인의 차량안에 묻어 있던 정씨의 지문을 닦아주는 등 현씨와 함께 범행은폐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씨는 이같은 경찰발표에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정씨는 소씨와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소씨부인이 자신을 흉기로 찌르려해 손을 다친 것은 사실이나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씨와 김씨도 정씨의 말에 따라 휘발유와 전기충격기를 구입해 정씨에게 건넨 것은 사실이나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은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