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을 시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사들여 생태적으로 관리, 보존하는 '내셔널 트러스트'(국민신탁) 운동이 국내에서 첫번째 결실을 얻었다.

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동대표·김상원, 김성훈)은 12일 멸종위기 식물의 하나인 매화마름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의 농지 912평을 매입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러스트측은 그동안 적립한 성금 2천만원을 우선 토지주에게 지급하고 잔금 2천800만원은 향후 1년간 회원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실시해 지급키로 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국내에서 자연유산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러스트측 관계자는 “매화마름 군락지의 보전을 위해 2년여동안 강화군과 지역주민 등과 협의를 벌여오던 중 이번에 농지소유자로부터 112평을 기증 받고 나머지 800평을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6종 가운데 하나인 매화마름은 논이나 연못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물풀식물로 무분별한 개발이 자행되면서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강화도 일대에서는 간혹 눈에 띄고 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 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 및 문화자산을 사들여 시민의 주도하에 영구히 보전하는 운동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세계 27개국에 도입돼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전면화를 추진하자 그린벨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지난 2000년 1월 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 결성되면서 본격화돼 현재 강원도 동강 등 전국 14곳에서 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