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않아도 IS에 대항하는 이라크 지원을 위한 15일 파리 국제회의엔 26개국이 참가했고 이란까지도 협조하겠다고 나서는가하면 'IS에 의한 아동 피해만도 700명이 넘었다'는 게 지난 8일의 유엔 발표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3차대전 우려는 IS뿐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구미 대결, 중·일간의 첨예한 패권 다툼도 문제라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의 '북한' 표기를 문제 삼은 '북측'은 어떤가. '인민군 현역 복무기간 10년을 11년으로 연장한다는 설, 그것도 불안해 여성 징병제까지 검토 중'이라는 설(20일자 도쿄신문)은 교황이 듣지 못했을까. IS에 한국인도 끼여 있다는 그 한국인이 바로 북측 인물인지는 몰라도 IS보다 천배 만배 위험한 게 북한이다.
교황은 일본인들이 떠받드는 천황처럼 사람 모습의 신(現人神)도 아니고 절반은 신, 절반은 사람도 아닌 그냥 사람이고 사적(私的)인 고뇌도 깊다. 한국 방문에서 돌아간 이튿날인 8월 19일엔 조카 일가족 3명이 교통사고로 숨졌고 조국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파탄으로 미국 헤지 펀드 채무불이행(default)에 빠졌다. 그런데 교황이 기도를 올리며 간절히 염원하는 지구 평화란 영영 올 수 없는 빛바랜 꿈은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