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늘씬한 말들이 일제히 땅을 박차고 뛰어나온다. 간발의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말들의 힘찬 경주, 관람석이 환호와 응원으로 뒤덮인다. 온통 열기가 넘치는 경주장을 빠져 나오면 밖은 푸른 신록의 5월. 잘 가꿔진 경마공원에서는 재미가 넘치는 온갖 이벤트들이 가족들을 기다린다.

연인원 30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이벤트 '경마문화제'가 오는 24일 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된다.

경마문화제는 지난 1995년 첫 행사가 개최된 이래 해마다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도심속 가족들의 축제. 또 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5월 축제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경마관전의 새 지평을 개척할 신관람대의 개장과 국내 최고의 경주로 총 상금 2억원을 놓고 벌이는 코리안더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어우러져 5월 한달내 경마공원은 온통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라있다.

한국마사회측은 경마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경마문화제에 '즐거운 경마, 사랑받는 마사회'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는 물론 수도권지방 소재 각 지점과 과천시 등 지역사회까지 가세하여 축제의 의미를 한층 높였다. 더욱이 올해는 말띠 해를 맞이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사회측은 이번 축제와 관련해 지난 19일에는 말과 관련된 마문화 행사로 우리 전통무예의 하나인 '격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격구는 조선중기 이후 중단됐다가 지난 1997년 재현된 이후 경마문화제의 메인 이벤트로 소개되어 이날 3만여 관중들로 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마문화제는 지난 1995년 첫 행사가 개최된 이래 경마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나 2000년 IMF외환위기 및 한국마사회 경영혁신 등 국내외 사정으로 행사가 유보돼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마문화 계승발전과 고객 제일주의 구현을 위해 마사회가 지난해부터 새롭게 시작, 이제는 경마팬뿐 아니라 수도권의 대표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행사는 개막일인 24일 오후 2시 경마공원내 마혼비 앞에서 마련되는 말위령제와 본관 주차장 앞에서 개최되는 경마무사고 기원제로 시작된다. 경마무사고 기원제에서는 길놀이, 지신밟기, 마당굿, 고사헌배 등과 무사고 기원굿이 치러지고 기원제가 끝난 후에는 뒤풀이 먹거리 마당이 이어진다.

이어 25일과 26일에는 경마문화제의 본격적인 행사가 펼쳐진다.

먼저 가족행사 중 하나인 '가족대항 아이스카빙(얼음조각) 행사'는 가족 30쌍을 대상으로 아이스카빙 전문가의 시연후 관람객들이 아이스카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로 구관람대 후면에서 치러진다.

또 관람객들이 도자기에 그림 등을 직접 그려넣고 이를 전기화로로 구워 나만의 특별한 도자기를 만드는 '나만의 컬러 도자기'는 이번 행사의 즐거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이벤트다.

또 이번 경마문화제에는 자녀 동반 관람객들을 위한 행사도 골고루 준비된다.

아동인형극 '오즈의 마법사'가 경마공원내 야외무대에서 열리고 '에어바운스 놀이터'가 설치되어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경마공원 내에서 열리는 '드림 페스티벌'에서는 고객들이 자신의 캐리커처 그림을 받거나, 페이스페인팅도 해 볼 수 있다. 또한 신관람대 후면에서 열리는 '수타자장면의 진수'와 '떡메치기'에서는 전문가가 시연하는 수타장면을 볼 수 있고, 떡메를 직접 들고 쳐 볼 수도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수타 생면과 떡은 무료 제공된다.

이와함께 25일과 26일 오후 2시 30분부터는 마사회 본관 대강당에서 화제의 영화 '집으로…' 및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가 무료 상영되며, 26일 구관람대 앞에서는 필리핀 아크로바틱 공연과 벨로루시·몰도바 라틴댄스 등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또한 경마문화제를 축하하는 고적대의 퍼레이드도 있을 예정이다.

가족들과 또는 연인과 함께 다양하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번 경마문화제 행사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5월의 마지막 주말을 즐겨보자. <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