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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쌓아놓은 쓰레기 더미위에 누워 현이(가명·8)가 TV를 보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제공 |
ADHD 치료등 후원 간절
29일 화성지역 작은 마을.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간 곳에 흙으로 쌓아올린 낡은 집이 보였다. 8살짜리 꼬마 현이(가명)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20년전에 흙으로 쌓아올린 그대로다. 너무 오래된 집 밖의 벽은 곳곳이 갈라졌고 한쪽으로 기울어 당장이라도 쓰러질듯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현이는 쓰레기가 가득찬 방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다른 방에도 온통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어 방인지 쓰레기장인지 구별하기 조차 어려웠고 심한 악취까지 났다.
현이는 이곳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지만 부모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현이엄마는 '저장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집 안에 모아두는 일종의 정신병이다. 현이엄마는 쓰레기봉투 뿐 아니라 쓰레기와 폐지, 먹다 남은 음식물까지도 버리지 않고 집안 곳곳에 쌓아두고 있었다.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1년만에 병간호와 생계를 꾸려오던 엄마까지 병을 앓게 되면서 어린 현이는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엄마의 증세는 점점 악화됐고 치우지 않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로 현이마저 건강이 악화됐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던 현이는 지금도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신지애 복지사는 "무엇보다 현이가 쾌적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집을 개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현이의 병도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만큼 주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인일보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동을 돕기 위해 '사각지대 ZERO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 재단은 현이 처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동을 돕기 위한 후원자를 기다리고 있다.(문의:031-234-2352)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