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부른들 이 집에서 나갈까 ┃박수밀 지음. 김세현 그림. 한국고전번역원 펴냄. 52쪽. 1만2천원.
조선 후기 문인 장혼은 인왕산 옥류동 골짜기에 마음에 드는 낡은 집을 발견했다. 그 집을 살 만한 돈이 없었던 그는 그 집을 꾸미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꿈의 집에 대한 글을 남겼다. 그가 꿈꾼 집은 기와도 얹지 않고 기둥도 꾸미지 않은 소박한 집이었다.
"추우면 옷을 입고, 더우면 옷을 벗으며, 날이 저물면 내 집에서 누워 코를 드르렁 골며 잠들면 된다. 진정 그뿐이면 된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박수밀 박사가 허균, 장혼, 박지원, 이용휴, 이덕무, 정약용, 홍대용 등 옛 사람들의 집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는 글 7편을 모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우리말로 옮겼다.
▶인문
■흔들리는 사이 언뜻 보이는 푸른빛 ┃정홍수 지음. 문학동네 펴냄. 440쪽. 1만8천원.
황석영, 김원우, 복거일, 공선옥, 권여선, 김연수, 김애란 등 원로세대 작가들은 물론 젊은 작가들의 최근 발표작까지 한국 소설의 흐름을 살펴본다.
1996년 등단한 후 텍스트와 작가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그에게는 '다정다감한' 평론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번 평론집에서도 우리 문학에 대한 그의 애정이 녹아 있다. 20년 가까이 한국 소설의 울창한 숲을 통과한 그의 시야가 돋보인다.
문학평론가 황종연씨는 정홍수 평론가에 대해 "쉼 없이 출간되는 신작을 그때그때 부지런히 찾아 읽는" "원로세대에서 신진세대까지 주요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문학 세계에 대해 속속들이 친숙한" "당대 소설에서 무엇이 낡았고 무엇이 새로운가를 훤히 알고 있는" 평론가라고 평가했다.
또 "그의 비평은 놀랍도록 다감하고 겸손하고 자애로운 태도로 작품과 대화하며 문학이라는 이름의 윤리적, 미학적 의식에 대한 헌사가 되기를 주저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에세이
■우리 사랑 선이 ┃강원래·김송 지음. 엘컴퍼니. 312쪽. 1만5천원.
부부는 혼인신고한 지 13년, 결혼식을 올린 지 11년 만인 지난 6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다. 아들이 여유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부부가 직접 편지를 썼다.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가 있는 강원래는 책에서 "장애는 하나의 개성이다. 장애 때문에 못한다는 건 우리가 어렸을 때 잘못 배운 교육 때문이다. 세상을 향해 욕하면 세상은 욕으로 답하고 세상을 향해 웃으면 세상도 웃음으로 답한다고 조언해준 선배 장애인들의 충고를 아빠도 잊지 말아야겠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