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땅굴, 전망대와 함께 30일부터 안보관광지로 개방되는 도라산역에는 24일 오후에도 북녘 고향에 좀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기쁨에 마음이 뭉클한 실향민들이 한무리 모여 머나먼 북쪽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53년 중단된이후 무려 49년만에 문산역을 지나 북쪽으로 달려온 경의선이 도착한 도라산역.
이곳에 내린 200여명의 실향민들은 커다란 표지판에 쓰여있는 '평양'이라는 글자만 보고도 북받치는 설움을 감추지 못했다.
“열차가 도착하려면 아직 1시간30분정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안내하는 군인의 설명과 함께 남은 시간동안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를 보기위해 서두르는 실향민들은 조금이라도 더 고향땅을 보겠다는 욕심으로 군인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도라산역에서 울창한 숲을 지나 도착한 제3땅굴은 아직까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듯 각종 장비로 어수선했다.
“지하로 320m에 랙기어를 설치하는 작업이라 고생도 많았습니다. 1m를 더 판후 콘크리트 기반작업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거기에 철근과 랙을 깔아야 하는 엄청난 작업입니다.”
완공을 눈앞에 둔 셔틀 승강기 설치공사는 남아 있는 암반을 제거하는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인근에는 그동안 내린 비로 공기를 맞추지 못한 DMZ영상관(입체영상) 내부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제3땅굴에 이어 도라전망대에 오른 실향민들, 저마다 망원경을 통해 고향땅을 바라보며 고향의 친구들을 부르는듯 연방 손을 내저었다.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실향민 차성희(72)씨는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북녘을 가리키며 “저기가 내고향이여…, 바로 요 앞에 있는것 같아…”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덧없이 흐르는 눈물을 탓하며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일정을 마치고 남쪽으로 향할 기차를 타기 위해 도라산역에 도착한 실향민들.
실향민들은 안보관광지로 이 지역이 개방되면 보다 많은 실향민들과 시민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라면서도 짧은 시간이 못내 아쉬운듯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은 채 북으로 향한 철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조씨라고만 밝힌 한 실향민은 “시간이 나면 이곳을 자주 찾기로 마누라와 약속했습니다. 올때마다 고향땅이 가까워져 살아 생전에 북녘땅을 밟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