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 3인방이 느닷없이 불쑥, 중국 언론 표현처럼 '돌방(突訪→돌연방문)'해오자 싱글벙글 정신을 못 차리는 꼴이라니! '대통령도 만나야 한다'는 아우성에 그리 하려 했지만 사양했다고 했다. 설마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도 구걸하는 건 아닐까. 지난 8월 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선 별난 꼴이 다 벌어졌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중남미 순방 외교를 며칠 차이로 졸졸 뒤따라간 일본 아베 일행이 최종 방문국인 브라질의 호세프 대통령(여)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상파울루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던 참이었다. 그런데 뭐가 그리도 급했던지 차량 행렬의 간격을 좁혀 내달리다가 추돌사고를 일으켜 12명이 타박상, 병원부터 갔다는 거 아닌가. 남북 대결 국면이야 물론 풀려야 하고 이산가족 상봉도 급하고 통일 또한 대박임은 부인 못할 것이다. 그러나 조급은 금물이다. 더구나 남북정상회담까지 갈망, 구걸하는 치욕적인 우(愚)는 더 이상 안 된다.

'남조선' MB~박근혜 정권 7년이 북한엔 '잃어버린 7년'이다. 2000년 6월 노구를 이끌고 조카뻘의 김정일을 찾아가 정상회담을 한 DJ, 그리고 2007년 평양 김정일의 '접견'을 받은 노무현의 접견fee는 도합 10조원에다가 남측 민간단체 지원도 약 1조원이라고 했다. 그 엄청난 돈으로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만든 거다. 그래서 DJ의 노벨평화상은 거액을 주고 산거다, 반환해야 한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빗발쳤다. 2003년 1~2월만 해도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과 LA 타임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다수였다. 특히 노무현 김정일 회담은 목불인견의 치욕이었다. 김정일은 시종일관 시큰둥 못마땅한 표정이었고 '남측엔 언제 오시겠느냐'는 물음에도 '간다면 김영남위원장이…' 그랬다.

만약 2012년 12월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됐다면 냉큼 김정은과 정상회담부터 했을 것이다. 그래서 북의 '잃어버린 세월'은 5년으로 그쳤을 것이고…. 그런데 박근혜대통령도 아들 뻘인 김정은을 만나러 평양에 갈 참인가? 김정은은 상호 방문 약속을 어긴 아버지의 죗값 탕감을 위해서라도 남으로 오는 게 옳고 예의고 도리다. DJ→노→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그게 순리지만 과연 실현이 가능할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