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한국 대 프랑스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주요 경기진행요원들에게만 발급된 ID카드가 버젓이 암표로 둔갑해 밀거래됐던 것으로 밝혀져 월드컵 안전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27일 대한축구협회가 주요 경기진행요원 및 경호원 등에게 발급해준 ID카드를 경기장 주변에서 판매하려던 암표상 김모(40)씨를 검거,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적발당시 김씨는 2등석 입장권 5매와 2매의 ID카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김씨는 이를 1매당 10만~20만원씩에 판매하려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가 갖고 있던 ID카드는 통신·전기 등 경기장내 주요시설까지 출입이 가능한 'STAFF A' 등급으로, 모 스포츠마케팅업체에 배정된 120매 중 일부로 확인됐으며 경찰은 압수한 2매의 ID카드외에 암표로 밀거래된 카드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TAFF A' 카드는 청와대 월드컵 안전 대책단과 대통령 비서실, 총리실, 환경부, 국회, 의전 및 행사요원, 안전통제본부, 협회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이날 경기에 모두 1천711매가 발급됐다.

스포츠마케팅업체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는 ID카드에 사진과 인적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누군가가 분실한 ID카드가 밀거래된 것 같다”며 “유출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입장권에 웃돈을 얹어 판매하려다 암표상 단속을 벌이던 경찰에 붙잡혔으나 그 이전까지 ID카드를 이용해 경찰 검색대 등 경기장 안팎을 수십차례 드나든 것으로 드러나 경비체제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관계자들은 “밀거래된 ID카드를 통해 암표상들이 경기장을 드나든 것은 테러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과 다름없다”며 “월드컵 ID카드에는 본인사진 및 인적사항이 적혀있다고는 하지만 위조 가능성도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