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머니는 이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커졌다. 주체할 수 없이 넘쳐나는 달러 덕분이다. '뉴욕의 왕궁'으로 불리는 미국 최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가 중국 안방보험그룹(安邦保險集團)의 손에 넘어갔다. 매입 가격은 19억5천만 달러(약 2조700억원). 이 호텔은 미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1893년 세워진 이후 '부호-권력자-스타'가 어울리며 미국의 역사를 만든 곳이다. 미국언론들은 일본경제의 거품이 절정기였던 1989년 일본의 보험회사들이 맨해튼의 건물과 고가의 그림들을 싹쓸이 하면서 뉴욕 록펠러센터가 미쓰비시에 접수될 당시를 '회상'하며 "중국 자본이 뉴욕에서 부동산 쇼핑에 열중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팔릴때 쓰던 '충격' '경악'이란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학습효과 덕에 외국자본의 미국 기업, 빌딩 매입을 '미국의 역사적 행운'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행운이 중국인을 상대로 되풀이될지가 그들의 관심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이나 머니의 '공습'을 보는 우리의 심정은 착잡하다. 지금 당장 일부 업종이 호황이라는 호사를 누리지만 중국의 넘쳐나는 달러가 일본을 그대로 답습한, 버블 경제때 일어나는 현상들의 복사판이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버블이 꺼지면 가장 큰 충격은 우리가 받는다. 지금부터 우리는 혹시 올지 모를 그날을 대비해야 한다.
/이영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