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환경청이 경기도에서 처음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미선나무 자생지를 이식하는 조건으로 골프장 개발에 동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은 14일 한강청 국정감사에서 "한강청이 경기도 최초로 발견된 미선나무 자생지를 여주 A 골프장 진입도로 부지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했다"며 "환경부는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의 홍보대사로 미선나무를 선정했는데 한강청에서는 대체서식지만 조성하면 된다는 식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선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국내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서식지는 충청북도 괴산군과 전라북도 변산반도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경기도에서는 골프장이 들어서는 여주서 지난해 최초로 발견됐다.

그러나 한강청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골프장 진입로 개설협의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받아 '미선나무는 이식이 잘되기 때문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라'며 협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골프장 사업시행자는 골프장 내에 대체서식지를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협의를 완료했고 현재 사업계획 승인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하지만 미선나무 이식을 두고 일부 환경 전문가들은 현장 보존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충청 이남에 편중된 분포지가 경기도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생태학적으로 상당히 의미있기 때문에 이식보다는 현장을 보존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생물다양성 차원에서도 도에서 최초로 발견된 서식지를 보존해야 향후 미선나무 서식지 이동 등 환경적 측면에서 유의미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강청 관계자는 "협의가 끝난 상태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돼 사업시행자에게 미선나무 서식지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기 곤란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하남/최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