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분석기법은
기업에서만 활용될게 아니라
정부·지자체 중요 정책에 대해
국민들과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반영해줄 수 있는
지표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SNS의 발전과 더불어 빅 데이터가 화두가 되고 있으며, 금융이나 유통업체 등에서 마케팅 전략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빅 데이터는 단순히 규모가 큰 데이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각종 포털 사이트, 대형 유통업체, 이동통신사, 은행 등에 축적된 수 테라바이트 이상의 거대한 데이터들을 분석해 그 데이터들이 갖고 있는 인과관계 등을 파악해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는 데이터마이닝(데이터 발굴)의 과정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빅 데이터 분석의 예를 들면 유통업체들은 수많은 고객자료를 분석해 고객들의 취향과 패턴을 알아내서 고객을 세분화해 고객관계관리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요즘 캠핑여행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텐트를 구입한 고객은 다음에 캠핑에 필요한 바비큐그릴이나 캠핑용 의자를 구입할 것이라는 패턴을 예측해서 주요 고객에게 메일이나 카탈로그를 보내 기업마케팅 전략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이 갑자기 출산용품을 사러온다면 결혼해 임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다음에 그 고객에게 유아용 이유식이나 남편의 넥타이를 팔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빅 데이터 분석은 기업체들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정부 등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돼 국민·시민들의 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최근 경기가 어렵다고 본 정부당국은 DTI(총부채 상환비율)·LTV(주택담보대출 비율) 규제 완화 등 지난 8월부터 부동산규제 완화정책을 내놓았다. 시민들은 주택경기회복과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출비율 완화로 오히려 개인 가계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 후에도 추가적인 9·1부동산 대책은 재건축 완화에 관한 대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재건축과 관련한 언급은 발표시점에만 반짝하고 이후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오히려 전·월세에 관한 관심이 더 증가하고 있다.

필자는 부동산과 관련된 최근의 경기 흐름을 모 포털사이트의 빅 데이터 분석 사이트를 활용해 인터넷이나 SNS상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았다. 부동산경기와 관련된 단어로 '부동산 경기완화' '부동산 경기침체' '전세난' 등의 관련 단어를 넣어 분석했는데 2014년 7월14일부터 9월말까지 변화과정을 분석한 결과 정책이 발표될 무렵인 7월21일에는 지수 100을 기준으로 할 때, '부동산 경기 완화' 100, '경기침체' 55, '전세난' 10의 값을 나타내 부동산 경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8월4일에는 '부동산 경기 완화' 27, '경기침체' 34, '전세난' 9의 값을 나타내고 있다. 9·1 2차 부동산 대책 발표이후인 9월29일에는 '부동산 경기 완화' 6, '부동산 경기침체' 50, '전세난' 21의 값을 나타냈다. 결과를 정리하면 대체로 부동산 경기대책이 발표될 무렵에 부동산경기에 대한 기대가 반짝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감이 줄어들고 오히려 9·1부동산 대책에 전세난을 해결할 유인책이 없어 전세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모 방송국의 9·1부동산 대책 이전과 이후의 부동산 관련 빅 데이터 분석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빅 데이터 분석은 기업에만 활용될 것이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의 중요 정책에 대해 국민들,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반영해 줄 수 있는 중요 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빅 데이터분석은 정책에 대해 단순히 인터넷이나 SNS 이용자들에 대한 여론동향 분석이라는 적용의 한계가 있지만, 정보화 시대에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도 중요 현안이 되는 정책 방향과 결과를 검증할 때 빅 데이터 분석기법을 충분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데이터는 말이 없지만 데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데이터를 살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