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하네다 국제선 전면허용 직격탄
환승률도 전년비 4.5%p ↓ 15.5%
인천 '원포트' 지속 vs 듀얼허브
수요 확대 항공여객 정책 '이견'
인천국제공항의 환승객이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포공항 등 국내공항을 관장하는 한국공항공사가 '투포트(Two-Port) 전략'을 제시하면서 인천공항의 단일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의 국정감사에선 인천공항의 환승객 감소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운영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 감소하는 환승객, 원인은?
인천공항의 환승객은 올 들어 9월 기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6% 감소한 556만6천364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에 달하던 환승률도 15.5%로 떨어졌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우선 올해 4월 일본 하네다공항의 운항거리 제한(1천947㎞) 완전폐지로 인해 유럽·중동·미주·아시아 27개 도시 국제선 운항이 전면 허용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유럽이나 미주로 가던 일본의 항공 이용객들이 하네다공항에서 환승 및 직항노선 탑승이 가능해지자 환승 수요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인천공항 환승객은 하네다공항의 규제가 풀린 4월부터 월별 환승객 수가 50만명대로 떨어졌다. 7~8월 휴가철 항공 수요 급증으로 60만명대로 다시 올랐다가 9월 50만명대로 줄었다.
여기에 중국도 베이징공항과 푸동공항에서 유럽이나 미주로 가는 직항노선을 대거 허용하면서 중국 환승객 수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만간 제2베이징공항이 운영에 들어갈 경우 중국 환승객 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두바이공항과 이스탄불공항 등이 아시아 환승 수요를 잠식하고 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가 저가항공사 때문에 단거리노선을 줄인 것도 환승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 원포트냐, 투포트냐, 엇갈리는 해법
이러한 상황변화와 맞물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국감을 통해 국민 편익도모를 위해 운항거리를 현행 2천㎞에서 3천㎞로 늘리고 저비용항공(LCC)의 운항편수를 늘리는 '투포트(Two-Port) 전략'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본의 경우, 하네다공항을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이용하다가 국제선을 허용하면서 대거 환승객이 늘었듯이 김포공항도 운항거리제한을 늘려 승객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포트(One-Port) 전략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공항공사간의 경쟁이 오래될수록 일본과 중국 등 경쟁공항과의 허브경쟁에서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이번 국감에서 의원들간에 의견차이도 보였다.
김희국 새누리당 의원은 "김포공항의 국제선 확대는 우리나라에서 추가로 창출할 수 있는 환승 수요를 감소시키고 그만큼 중국과 일본 등의 공항으로 유출시켜 주변 경쟁공항의 허브화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새누리당인 강석호 의원은 투포트 전략을 지지하면서 "단일허브(인천)에서 수도권 듀얼허브(인천, 김포)로 변경해 인천공항의 집적이익과 김포공항의 도심 및 지방 접근성 이익 시너지를 통해 국가경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환승객 문제로 허브공항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부가 항공여객 정책에 대한 대책을 집중 논의할 시기가 왔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차흥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