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 힘들어요'. 10대 소녀가장인 남모(16·연천군 신서면)양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한마디였다.
초등학교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2000년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지난해엔 언니마저 가출해 졸지에 소녀 가장이 돼 버린 남양.
선생님에게 '배고파요'라는 말을 건네며 자장면 한그릇에 외로움을 달랬고 친구들의 사랑에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남양이지만 거친 세상을 혼자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힘들었다.
남양에게는 한달에 20만원씩 지급되는 생활보조금이 문제가 아니라 주위의 무관심과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남양의 웃음마저 빼앗아 가버렸다.
견딜 수 없는 외로움과 버려진 듯한 느낌에 시달리던 남양의 마지막 선택은 사무치도록 사랑했던 선생님과 친구들 곁을 떠나는 것이었다.
남양의 죽음뒤에 그녀의 책상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너무 힘들어'라는 단 한 마디만 적혀있어 세상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10대 소녀의 힘든 영혼을 짐작케했다.
연천보건의료원 영안실을 찾은 친구들은 아름답고 순결한 영혼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세상을 등져야했던 남양의 영정을 보며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라고 오열했다. <연천>연천>
꽃잎지듯 스러진 어린소녀
입력 200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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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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