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에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는 30년 이상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국립환경연구원이 기름으로 오염된 의왕시 도료제조회사인 H화학과 인근 회사 부지 11만9천여㎡(3만6천여평)를 4년간 정밀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토양오염이 1990년 처음 확인된 것을 감안하면 2020년 이후에나 정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2000년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옥골마을 미군부대 저유시설 기름유출 사고로 오염된 500여평의 토양도 2030년 이후에나 원상태로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
H화학 인근 토양의 오염은 지난 90년 9월 이 회사 저장탱크에서 톨루엔과 에틸렌, 크실렌 등이 지하수로 유출, 인근 회사 잔디가 말라 죽으면서 제기됐다. H화학은 지난 93년부터 지하수를 퍼올려 기름과 물을 분리 처리하고 오염된 토양을 걷어내는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연구원 조사 결과 토양오염 우려 기준(80ppm)을 초과한 곳은 11만9천여㎡로 나타났고 대책기준(200ppm)을 초과한 면적도 5만2천여㎡에 달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오염물질이 10년 이상 유출된 것으로 나왔으며 토양에 남은 기름의 양도 6만6천400㎏으로 추정돼 기름오염의 중심부는 20년 이후에나 기준치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녹색연합 유종반(45) 사무처장은 “이번 결과는 한번 오염된 자연은 수십년간 회복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연수구 옥골마을 토양정화 작업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번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옥골마을 토양 정화를 위해 3억원(국비 2억4천만원, 시비 6천만원)의 예산을 책정, 내년 상반기까지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기름에 오염된땅 복구하는데 30년"
입력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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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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