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선점 위해 개헌문제 언급
김태호 사퇴 당 반대의견 반영
연금법 처리 길수록 갈등 초래
경기도 중진으로서 각오
미방위 통해 단통법등 과제 해결
경기도 한국 경제 중심 만들기
북부지역 '통일대박' 힘쏟을것
새누리당 홍문종(의정부을) 의원은 누가 뭐래도 친박 핵심 중진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허물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몇 안되는 측근이기도 하다.
그가 박근혜 정부 초기 사무총장에 임명된 데 이어, 하반기 국회에서 법안 처리 '0건'으로 비판을 받아온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에 잇따라 발탁된 배경도 사실은 박 대통령이 편하게 일을 시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권 실세라는 꼬리표를 항상 달고 있다보니 당 안팎에서 수많은 견제를 받아야 했으나 6·4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입안하는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치적으론 김무성 당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황우여 교육부장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15대 국회 입문동기다.
정치적으로 성장해 '요직'을 맡고 있는 그들과는 달리 좀 늦게 가고 있지만 최근 김무성 당 대표의 '개헌론' 제기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어정쩡한 태도에 대립각을 세우면서 친박진영의 새로운 구심 역할을 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 물망에 오르고 있는 홍 의원은 23일 국회 미방위 사무실에서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최근 당청 갈등 조짐을 야기한 김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입을 열었다.
미방위 국정감사 사회봉을 잠시 넘기고 인터뷰에 응한 그는 "김 대표가 차기 대권 스케줄을 위해 정치적인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해 개헌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와 긴밀한 채널을 가지고 있는 그는 (김 대표가)오랫동안 정치적인 타임스케줄에 의해 개헌론을 주장해왔고, 지금이 당을 틀어잡고 여야간에서도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청와대에서 여당 대표에게 '공개 경고'를 보낸데 대해서는 "갈등을 표면화했다기보다는 민생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헌론이라는 불을 빨리 끄기 위한 것"이라며 "경제, 민생 이슈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자기에게) 말을 안했다고 하는데 (당 대표가) 청와대와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홍 의원은 "(여론조사상)국민의 60%가 연금법 개정을 원하고 있고, 김 대표가 찬성하면서 왜 이렇게 날짜 문제에 대해 지금 꼭 해야 하는가 문제를 제기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연금법 처리 문제는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갈등이 초래되는 것으로, 청와대가 얼마나 다급하면 연말까지 하겠다고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도 결국 김 대표의 개헌론의 시기와 내용에 동의할 수 없는 당내 목소리가 반영된 정치적 결단으로 진단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사퇴로 결원이 생긴 당 지도부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 미방위에서 더 할 일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미방위에서 위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로 서민들의 통신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후속대책 마련과 지상파 광고총량제 시행, 이통 3사의 요금제 개편 등을 꼽았다.
차기 원내대표 출마 등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원내대표 출마설에 대해 그는 "원내대표는 모든 의원들의 로망이다. 그렇지만 아직 상임위원장 임기가 1년이나 남았는데 출마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면서 "그러나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어서 그때가서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 때 가봐야겠다. 현재로서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으나 그렇다고 생각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경기도 중진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심오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구태여 말하자면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과거 고려 왕건을 롤모델로 대권에 출마한 이한동 전 총리와 경기지역 원로들과 식사할때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얼마전 이한동 전 총리와 지역 원로인 이자헌, 목요상, 전용원 전 의원을 만나 식사 하는 자리에서 인구도, 선거구도 제일 많은데 대한민국 정치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쉽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특히 이 전 총리께서 한때 왕건의 꿈을 꿨는데, 이제 나이 들었고, 너희들한테 그 꿈을 물려 주니 잘 간직하고 잘 키워보라는 블레싱(축복)의 말씀을 해 주셨다"며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제 경기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좀 더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고 한국 경제의 중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그런 일을 하겠다"면서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북부지역에 대해서는 "중진 의원으로서 지역구 현안은 물론 대통령께서 말한 '통일대박'을 위해 경기북부지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