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개 생태경관보전후보 지정
市, 복원지역 선정잣대 이용
도시계획 반영 조례도 추진
인천발전연구원이 제작한 '비오톱지도(도시생태현황지도)'에는 인천 도심에 살고 있는 동·식물 생태현황이 그대로 나타난다.
이 지도를 보면 환경보전 방안과 함께 생태 네트워크 구축, 기후변화 대응 계획, 사전환경성 검토, 환경영향평가 등을 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생태 환경에 따라 어떤 곳을 보전할지, 어떤 곳에 자연 재생을 실시할지 등을 정하는 가시적인 자료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이번 비오톱지도에서 '생태경관보전지역 후보지'로 선정된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의 자연학습장 습지를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길 위에 난 풀들은 어른 무릎 높이까지 자라있다.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은 나무줄기는 길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다.
한쪽에 조성된 호수에선 새들이 자유롭게 물을 마시면서 곤충을 잡아먹고 있었다. 2002년 1만6천280㎡의 넓이로 만들어졌지만, 일반 출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덕분에 자연 상태의 생물 서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도심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해오라기, 오색딱다구리, 물총새 등 다양한 야생 조류와 곤충류, 양서류 등이 서식한다.
이번에 만들어진 비오톱지도에서는 인천대공원 자연학습장 습지를 포함해 27곳의 '생태경관보전지역 후보지'를 지정했다.
남동유수지·만삼이네 도롱뇽 마을(남동구 만수3동)·소래습지생태공원·영흥도 소사나무 방풍림 등이 대표적인 곳들이다.
이 지역들은 수백년 연륜의 보호수가 모여 있는 숲이나 사라져 가는 도롱뇽,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는 습지, 세계적인 희귀 조류가 방문하는 곳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이번 지도를 제작하면서 만월산, 광학산, 거마산 등 한남정맥 일원은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인천시는 이번에 선정된 생태경관보전지역 후보지와 훼손된 지역을 복원·보전하고, 비오톱지도를 토대로 도시 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비오톱지도를 '인천시 생활지리정보시스템'에 입력해 누구나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비오톱지도를 기초로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