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과의 숨막히는 교전 당시 우리 해군 장병들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포격으로 중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전투에 임하는 불굴의 군인상을 보여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9일 서해 교전에서 침몰한 해군 참수리급 고속정의 부정장 이희완 중위는 포탄에 다리를 맞아 움직이지 못하는 중상을 당했지만 지휘관의 위치를 지키며 장병들을 독려했다.

국군수도병원에 입원중인 소총수 권기형(22)상병은 “정장(고 윤영하 소령)님이 포탄에 맞아 의식을 잃자 부정장님이 피를 흘리면서 교전이 끝날때까지 전투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권상병도 K-2소총 총열덮개를 잡고 있던 왼손에 파편을 맞아 손가락이 모두 절단될 위기에 놓였지만 다른 사병의 소총을 철판위에 대고 한손만으로 탄창을 교체해 가며 전투를 했다.

이중위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 정도의 중상이며 권상병은 3시간여의 수술로 손가락을 접합했지만 경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이들과 함께 전투를 벌였던 병기장 황창규(27)중사는 “지휘부가 있는 함교로 달려갔더니 윤소령은 피를 흘린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권 상병은 쓰러져 있는 윤소령 옆에서 한손으로 탄창을 갈아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갑판장 이해영(51) 상사는 “정장님 이하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전우들의 명목을 빈다”며 “크게 이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부끄럽다. 앞으로 이런 일이 한번 더 벌어지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분을 삭였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