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이 흘린 피는 이 나라, 온 국민이 자자손손 무궁한 행복과 자유, 평화를 누릴 씨앗이 될 것입니다. 이제 만고청사에 길이 빛날 불멸의 영웅 자리에 그대들을 모십니다.”
나라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부하들의 명복을 비는 장정길 해군참모총장의 조사(弔辭)에 유족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리며 아들과 남편의 이름을 외치고 울부짖다 실신했다.
장 참모총장은 “꽃다운 20대의 꿈을 채 피우기도 전에 꽃잎이 찢기어 파도위에 뿌려졌으니 그 애통함을 그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들이 가신 길은 정녕 영광되고 고귀한 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며 부하들의 넋을 기렸다.
3일 내내 통곡과 실신을 반복하던 고 서후원 중사의 어머니 김정숙(48)씨는 영결식이 시작되기 직전 실신해 해군병사의 등에 업혀 응급실로 옮겨져 아들의 마지막 길을 끝내 지키지 못해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해병대에 복무중인 서 중사의 동생 국원씨도 분향소에서 꿋꿋이 형의 영정을 바라모던 모습과 달리 이날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한채 사나이의 울음을 목젖아래로 삼키려 애썼다.
신혼생활의 단꿈을 한순간에 빼앗긴 고 조천형 중사의 미망인 강정순(25)씨는 소복 차림으로 갓 백일을 지난 딸 시은양과 함께 참석, 애처로움을 더했다.
고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 박공순(54)씨는 세상을 떠난 아들을 두고 차마 의자에 앉지 못하는 듯 시종 식장바닥에 앉아 통곡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행렬이 퇴장할 무렵, '해군선배'인 윤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1·해사 18기·예비역대위)씨는 아들의 마지막 길을 차마 볼 수 없는 듯 잠시 자리를 피해 눈물을 훔쳤다.
영결식을 끝낸 순국장병의 유해는 성남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된 뒤 안장식이 예정된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향했으며 그곳에서 조국을 지키는 등불로 영원히 남게됐다. <성남>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