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의 신이 오고 있다'.

태국어로 '천둥의 신'을 뜻하는 제5호 태풍 '라마순'은 근래 보기 드문 위력을 가진 초대형 태풍이다.

'라마순'은 중심기압이나 중심지역 최대풍속, 지름면에서 최근 몇년간 한반도에 피해를 준 태풍중에서 가장 크고 강한 태풍으로 지난 87년 7월 한반도 중남부를 관통, 엄청난 피해를 안겼던 태풍 '셀마'(Thelma)와 비슷한 위력을 갖고 있다.

당시 셀마는 사망, 실종자 등 78명의 인명피해와 496억여원의 재산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라마순'의 중심이 서해안을 거쳐 한반도를 관통할 경우 경기지역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수해복구 상황

지난해 수해를 입은 1천193건 가운데 99.7%인 1천190건에 대한 복구작업이 지난 6월말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러나 남양주시 수석배수펌프장과 광명시 광명배수펌프장, 하안동 하수시설증설사업 등 3곳의 경우 공사기간이 부족해 일단 펌핑시설 등 주요공정만 임시로 마무리한 실정이다.

●곳곳이 위험지역

현재 경기도가 관리하고 있는 수해취약시설은 대규모 공사장 165곳을 비롯해 재해위험지구 23곳, 방재시설물 519곳 등 730곳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지역에 대한 수방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쳐 돌발적인 게릴라성 호우가 닥쳤을 경우 사실상 무용지물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성남 분당 야탑과 서현을 잇는 도로개설공사는 현재 5%의 공정을 나타낸 가운데 지난 6월말 912m에 이르는 터널 굴착공사를 시작, 폭우시 터널 입구 붕괴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는 장마전선과 태풍북상으로 인한 붕괴우려에도 불구하고 일정때문에 공사를 강행했고 대신 비닐을 덮고 배수로를 설치하는 등 충분한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동묘지 확장공사가 진행중인 용인시 이동면 지역도 군데군데 비닐망만 덮어놓는 '미봉책'만 이루어진 채 야산 깎아내기가 한창이고 대규모 아파트공사가 진행중인 부천시 범박동지역도 뒤늦게 배수로와 하수도 정비가 이루어지는 등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발생이 우려된다.

●침수피해 우려

집중호우시 지하층 침수가 불을 보듯 뻔한 다세대주택의 숫자가 지난 1년 반 동안 도내에만 무려 6만가구가 늘어났다. 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말 10만9천여호에 이르던 다세대주택은 지난해말 16만6천여호로 늘어났고 올 5월까지 건축허가건수도 2천8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부천, 광명, 시흥, 안산 등지의 다세대주택 1만여가구가 입은 침수피해가 올해 또다시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대책

도는 지난해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왔던 가로등 감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4천280개의 가로등에 누전차단기 설치를 완료했다. 또 양평·포천군, 동두천시 등 8곳의 산간계곡에 자동우량경보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했고 기상 및 재해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한 자동음성통보시스템도 2배로 늘렸다. 침수피해에 대비해서 배수펌프장·배수문의 작동상태 점검을 모두 완료했고 양수기를 동단위로 배치했다. 이재민을 위한 구호물품 2만세트도 이미 확보했고 수용시설 1천266곳을 지정,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집중호우에 따른 공무원들의 대처요령을 시나리오별로 확정, 시·군에 시달해 위급상황시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