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투표만 하면 항상 1등' 국내 네티즌의 '파워'와 강력한 인터넷 인
프라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또 한번 세계에 알려졌다.

다름아닌 이번 월드컵을 치르면서 피파 사이트를 비롯해 각 인터넷 사이트
에서 진행된 한국관련 인터넷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한국이 유리한 방
향으로 결과가 나온 것이 그 증거다.

지난 2일 피파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 투표를 통해 선정한 월드컵
최고 인기팀에 한국이 61%의 지지도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전세계 네티즌 36만5천619명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한국은 무려 22만6천636
표를 획득해 2위인 터키(7만300표)에 15만여표를 앞선 것은 물론 한국과 함
께 후보에 오른 나머지 5개국의 득표수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네티즌의 표
를 얻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정보보호기술연구소가 실시한 월드
컵 MVP투표에서도 황선홍이 38.8%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인터넷 투표에서는 김남일, 홍명보, 안정환이 나란히 2~4위에 올랐고 득
점왕 호나우도와 잉글랜드의 베컴, 독일의 클로제가 외국선수로 겨우 10위
안에 들었다.

최우수 골키퍼에도 이운재는 84.9%를 얻어 골든슈를 수상한 독일의 칸
(7.5%)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한국 네티즌의 '위력'은 이에 그치지 않고 3일 피파-마스터카드사가 이번
월드컵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예비후보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베스트
11'을 주제로 한 인터넷 투표에서도 한국선수가 절반에 가까운 5명이나 선
정됐다.

또 월드컵 기간 해외사이트에서 진행한 한국전에서 심판의 편파판정 투표
등에서도 국내 네티즌의 힘은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

이같은 일방적인 인터넷 투표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NBC방송사가 김동성의 쇼트트랙 판정에 대
한 정당성을 묻는 인터넷 투표를 진행했을 때 국내 네티즌의 적극적인 참여
로 '판정이 옳지 않다'가 96%에 달했다.

이같은 '표쏠림' 현상에 대해 포털사이트 업체의 한 관계자는 5일 '어느 사
이트에서 한국관련 투표를 실시하면 인터넷 게시판에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글을 올려 순식간에 전파된다'며 '인터넷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빠
른 속도를 가진 의사소통의 통로가 됐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티즌은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표출하기 위해 인터넷
투표에 적극 참여한다'며 '언론에서 인터넷 투표 결과를 자주 인용하면서
인터넷 투표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게시판 뿐 아니라 사용자가 1천만명으로 추산되는 인스턴트 메신
저가 이러한 인터넷 투표에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퍼뜨리는데 첨병역할을 하
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같은 일방적인 인터넷 투표 결과가 자칫 다양한
의견표출을 막고 다른 나라 네티즌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
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