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감성과 창의성의 시대, 즉 '디자인의 시대'라고 한다. 이는 도시행정에도 영향을 끼쳐 도시디자인·경관디자인·공공디자인 등의 용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디자인코리아·서울디자인 수도 등 수도권에서부터 일었던 디자인 광풍은 지방자치단체까지 많은 영향을 줬고, 최근에는 안전 분야로도 확산돼 안전디자인·안심디자인·범죄예방디자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인천아시안·장애인아시안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특히 어려운 재정환경 속에서 국비 지원을 받아 추진한 경관개선 사업은 인천을 찾은 방문객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남기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이다. 시민의 힘으로 단장한 깨끗한 도로와 가로시설물은 물론, 인천만의 다양한 건축물과 생동감 있는 골목길, 지역성을 반영한 테마거리, 조화로운 야간경관 등은 인천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놓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인천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GCF(녹색기후기금) 유치, 세계적 국제공항과 항만, 도로·철도망 확대 등 인천은 글로벌 도시로서의 위용을 갖춰 가고 있다. 내년엔 유네스코 책의 수도,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도 연이어 개최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 대형 공사를 중지하고, 도시흉물을 가리고, 꽃단장만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보기 좋아야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처럼 시각적 아름다움은 기본이다. 현대의 도시디자인에 대한 개념은 단순히 보기 좋고 예쁜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민'과 도시의 다양성을 포용하면서도, 기능성과 효율성·안전성·쾌적성 등의 개념이 도시디자인과 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도시와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단지 독특하고 화려한 장식품에 그치는 디자인은 금방 싫증이 나기 쉽다. 대중에게 이야깃거리가 되며, 주변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지역경제와 함께 자생력을 만드는 도시브랜드를 갖춰야 한다.

둘째, 시민과 소통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미래형 도시디자인은 시민·전문가·행정이 함께 협력하며 우리 삶의 터전을 스스로 격상시키는 한 차원 높은 디자인행정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공무원은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개방하고 발로 뛰어다니며 주민의 소리를 듣고 또 들어야 한다. 주민들은 자발적인 참여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정책을 실현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성디자인이다. 아이·학생·엄마·아내·남편·장애인·노인 등 도시 구성원 모두를 감동하게 해야 한다. 각자의 입장에서 그 수고로움과 바람을 도시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학교 가정 직장에서 배려하고 어루만져 주고 한 마음 한 뜻이 될 때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박명성 인천시 도시디자인추진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