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기업인 윤재근씨의 납치사건과 대사관 정영호서기관의 피살사
건에 이어 한국 여행객 5명이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실종되는 사고가 발생
하자 필리핀 여행에 대한 주의가 다시 요망되고 있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올들어 한국인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않자 수차
례 필리핀 여행 자제와 언론인 취재자제 등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어학연수를 위해 현지에 갔다가 민도르섬에 여행을 갔던 한국인 선
교사 3명 등 5명이 무리한 운항에 의한 선박전복사고로 숨지자 현지 대사관
은 각종 범죄사건뿐만 아니라 잦은 육.해상에서의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또
다시 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올들어 필리핀여행에 대한 경고가 잦은 것은 필리핀이 전세계에서
가장 사건.사고가 많은 나라중의 하나인데다 최근 정치.경제 불안으로 범죄
가 급증하고있기 때문.
상류지식층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지난해 서민층을 기
반으로하는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이 된후 필리핀은 정치 불안
과 경제침체, 반군들의 발호로 인한 남부에서의 내전과 마약, 그리고 끊임
없는 사건.사고로 시달리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인구가 8천만명선을 넘어섰고 면적 또한 한반도의 1.3배나
되는 국가이지만 전국이 7천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져있고 국민들이 말레이계
를 주축으로 각종 혼혈족으로 이루어져 있어 중앙통치가 거의 불가능한 실
정이다.
특히 국민의 83%가 가톨릭을 믿고있는 동남아의 가장 큰 가톨릭국이나 남부
섬에 집중돼 있는 이슬람교와 신교의 세력도 만만찮아 종교간 갈등이 지금
까지 치안불안의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슬람세력은 인근 말레이시아 등의 지원을 받아 민다나오섬에 근거를 마련
하고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양대 이슬람분
리주의 단체와 여기에서 파생된 강경행동그룹 아부사야프 등으로 정부를 압
박하고 있다.
특히 아부사야프그룹은 지난해 이후 계속되는 인질극으로 미국의 대 테러대
상으로 꼽혀 지난 1월 이후 미군의 민다나오 진입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
하기도 했다. 아부사야프는 현재 미군과 필리핀군의 추격전으로 와해 일보
직전에 있다.
그러나 미국이 쫓고있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아부사야프와 이
슬람단체들은 아직도 남부섬뿐 아니라 수도 마닐라를 포함한 전국에서 폭탄
투척과 방화, 인질납치 등의 테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이념을 내세운 공산게릴라 신인민군도 잦은 테러로 불안을 부추
기고 있다. 필리핀은 대형 교통사고가 잦은 나라의 표본이기도 하다. 특히
섬이 많아 대부분의 교통수단을 선박으로 하고있으나 상당수 선박이 이미
사용 연한을 넘긴데다 불법 영업이 판을 치고있으며 정원초과 등 무리한 운
영은 새로운 일이 아니어서 사고는 언제든지 곁에 있다.
최근 수십명이 선박전복과 화재 등으로 사망한 것을 비롯, 필리핀은 해상사
고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나는 나라중의 하나다. 이번 한국선교사들의 사
망도 태풍속에서 무리한 운항을 한 때문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있다. 치안부
재를 틈타 마약도 성행하고 있다.
국민들이 선천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인데다 단속이 느슨하고 강력한 범죄조
직을 통해 유통되고있는 마약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까지 늘어나고 있
다. 특히 국민소득이 1천달러라고하나 일부 부유층을 빼면 서민들은 하루 1
달러로 생활하는 경우가 허다해 범죄에 쉽게 빠져들고 있으며 위에서 부터
만연된 부정부패는 이를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싸고 있다.
마약을 거래하는 범죄조직은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나 당한 쪽에서 오
히려 이를 숨기고 있고 부패한 경찰을 믿기 보다는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
하려는 습성에 젖어있어 범죄의 온상으로 더욱 발전해 가고 있다.
현지 대사관과 한인회는 최근 이슬람단체와 범죄조직들이 현금을 많은 것으
로 알려진 한국인들을 범죄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여행객들
이 사전에 이와 같은 상황을 중분히 고려해 위험지역을 아예 가지않는 등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건-사고 많은 필리핀...여행자들 要주의
입력 2002-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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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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