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자옥 빈소 오승근. 16일 배우 김자옥이 폐암으로 별세한 가운데 고인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이 가톨릭대학교 서울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故 김자옥 빈소에 들어선 남편 오승근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16일 향년 63세로 별세한 김자옥은 데뷔 때부터 그리고 환갑이 넘은 현재까지도 언제나 예뻤던 누나이자, 엄마이자, 여인이었다. 

김자옥은 어린 시절부터 CBS 기독교방송의 어린이 전속 성우로 활동하는 등 재능을 과시했고, 배화여자중학교 재학 중 TBC 드라마 '우리집 5남매' 출연을 거쳐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로 정식 데뷔한다. 

연기를 시작한 후에도 성우를 겸업했던 그는 1974년 MBC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계절'으로 한국방송대상 성우상을 받았으며, 1975년에는 드라마 '수선화'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영화 '보통여자' 'O양의 아파트', '영아의 고백', '지붕위의 남자', '상처' 등을 통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 아시아영화제 우수배우상 등을 잇달아 받았고, 안방극장에서는 '모래 위의 욕망' '배반의 장미' '유혹' '은빛 여울' 등의 드라마를 통해 사랑받았다. 

인기 절정이던 1980년 가수 최백호와 결혼하면서 연예계를 은퇴했던 그는 2년 후 KBS 드라마 '사랑의 조건'으로 복귀하고 이듬해 성격차를 이유로 최백호와 이혼했다. 

김자옥은 그 1년 뒤 그룹 '금과 은'의 보컬 가수 오승근과 재혼해 지금까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살아왔다. 

1970~80년대 비련의 여인, 청순한 여인의 대명사로 꼽히며 맹활약했던 김자옥은이후에는 따뜻하고 푸근한 '어머니' 상을 보여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다 1996년에는 가수 태진아의 권유로 가수로 데뷔했다. 태진아는 김자옥이 나이 들어도 예쁜 공주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다며 '공주는 외로워'라는 음반을 제작했고, 이 음반은 60여만 장이 팔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김자옥은 코믹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변신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고, 여세를 몰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등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2008년 건강검진 도중 대장암 판정을 받은 그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으며 수술이 잘돼 3주 후 드라마 촬영장에 복귀했다. 

당시 그는 "건강을 자신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암 수술받고 나니 삶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 후에도 그는 올초 막을 내린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와 예능'꽃보다 누나'까지 6년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5월에는 악극 '봄날은 간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암세포가 폐로 전이돼 투병하면서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오승근과 1남1녀가 있으며, SBS 김태욱 아나운서가 막냇동생이다. 

빈소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14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 오전 8시30분 치러진다.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