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스펙 쌓기가 그리도 중요한가. 대체적으로 그렇고 사회진출에 '필요한 조건'임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스펙이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결코 못되고 아니다. 굴지의 천재 셰익스피어는 14세까지 교육을 받았고 '팡세'의 천재 파스칼은 독학, 발명왕 에디슨은 초등교육 몇 년간 꼴찌만 했다. 현대사만 봐도 노벨문학상 작가인 영국의 버너드 쇼와 스웨덴의 욘손(Jonson)은 초등학교만 나왔고 타나카(田中角榮) 전 일본 총리, 메이저 전 영국 총리도 고졸이다. 학력이 없거나 시원찮은 인류사의 위인, 천재는 헤아릴 수도 없다. 같은 학력이지만 '學歷≠學力'이다. 근본적으로 다르고 전혀 질이 다르다. 더구나 스펙 철폐가 시대적 추세다. 삼성 등 굴지의 기업이 중요시하는 건 자질, 독창성, 가능성 등이지 스펙이 아니다.
미국은 10대 CEO 시대다. 스마트 폰을 겨냥한 APP(application)―응용 개발, 3D 프린트 활용의 10대 창업이 유행이다. 'bread & butter software'라는 흥미로운 회사명의 16세 CEO 폴 대나프 군(코네티컷 주)은 9살부터 APP을 개발, 12세에 애플 제품에 APP 제공을 개시해 하루 800달러 매출을 올린다는 게 엊그제 CNN뉴스였다. 작년 봄 창업한 뉴욕 주의 드류 베라이 군(18)은 손목시계 카버 제조회사 CEO고. 우리 애들도 그리 할 거다. 다 저 하기에 달렸고 장래도 걸렸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