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전락한 오산 내삼미동 서울대병원 부지 활용을 놓고 시끄러웠다. 오산시가 도에 경기도청사 이전 건의서를 정식으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느닷 없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실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고 도청사가 오산시로 옮기면 경제 효과는 엄청나다. 명분도 충분히 있었다. 수원의 한 도의원이 도청사 광교 이전을 적극 반대했고, 김용남 국회의원도 수원시의 특정광역시 승격 법안을 국회에서 발의했다.

하지만 오산시의 도청사 이전을 위한 건의서 제출은 성급했다.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대부분의 간부들도 언론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인지할 수 있었다. 부시장이 시의원에게 일일이 설명했다지만 일부 시의원이 '정치적인 쇼', 또는 '아직은 무리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보였는데 곽상욱 시장과 같은 당 도의원이 급한 마음에 도청사 이전 건의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다. 돌아온 답은 경기도나 수원시나 마찬가지다. '관심없다', 그리고 '전혀 논의된 바도 없다'였다. 언론에 터지자 시와 해당 도의원조차 당황했고 본의 아니게 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 수습하기에는 늦은 상황이었다.

망신살만 뻗친 도청사 유치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까. 시 집행부도, 해당 도의원도 "본인들이 추진한 것도 아이디어를 낸 것도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모두들 건의서는 제출했지만 본인 의지가 아니었다는 회피성 발언들이다. 공통점은 있다. 오산시에 그렇게 좋은 시유지가 있다는 것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해 활용 방안이 더욱 활성화될 것 아니냐다. 무책임한 발언들이다. 정치와 행정이 합쳐 추진한 이 중요한 일이 그저 '찔러보기 식'이라니….

오산시가 해당 부지에 또다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공예체험 관광단지시설 유치다. 아직은 시작 단계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참신하게 기획해서 오산시의 또다른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의 대형 사업은 타당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수백억·수천억원을 투입하고도 세금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것을 수없이 봤다. 지자체의 무리한 투자는 재정 악화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오산시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해 사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

/조영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