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면 가리지 않고 먹어대는 사람들과 돈이 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전문 채취꾼들의 극성때문에 일부는 이미 자취를 감췄고 남아있는 식물들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수년내에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10일 북부지방 산림청에 따르면 경기도내 포천, 양평등 산간지역과 강원도 백두대간 일대에서 자생하는 가시오갈피나무와 헛개나무, 엄나무, 느릅나무 등 희귀목들이 수년전부터 항암, 간질환 예방 등 각종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 채취꾼들의 싹쓸이 채취로 멸종돼 가고 있다.
이같은 희귀목들은 수집상과 중간상을 거쳐 서울 경동시장 등 전국의 한약건재상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지만 산림청 등 단속기관의 인력은 시·군단위로 3~5명에 불과한데다 단속원 1인당 관할면적이 많게는 수백㏊에 달할 정도로 넓어 실질적인 단속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때문에 가시오갈피나무 등 약효가 뛰어난 일부 희귀목은 불법 유통망을 통해 거액에 팔리면서 전문 채취꾼들은 군락지 마다 싹쓸이 채취로 씨가 말라가고 있다.
항암작용과 고혈압, 당뇨, 신경통에 효과가 뛰어나 제2의 산삼으로 불리는 가시오갈피나무는 경동시장등 한약건재상에서 고가에 팔리면서 전문 채취꾼들과 약재상들이 가장 선호하는 희귀목이다.
가시오갈피나무가 다량 자생했던 양평 복미산과 소리산, 유명산과 강원도 철원 복주산, 금악산, 인제 점봉산 등은 4~5년전부터 전문 채취꾼들이 몰리면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열매와 나무, 껍질까지 숙취와 간질환에 효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헛개나무도 전문 채취꾼들의 주요 대상이 되면서 아예 차량을 이용해 대량으로 벌목되고 있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헛개나무 군락을 형성했던 포천, 양평, 연천, 파주지역에서는 이미 찾기가 어렵고 최근 발견된 강원도 홍천군 동면일대의 군락지도 채취꾼들의 불법 벌목이 지속되면서 주민들 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와함께 당뇨와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느릅나무와 음식점에서 다량 사용되는 엄나무, 방광염에 좋은 마가목 등 전국 산간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약용 나무들도 수년전부터 밀려든 채취꾼들의 극성 때문에 자연산 구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북부지방산림청 이한섭 보호계장은 “희귀목들의 분포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주민들이 불법으로 채취하고 있고 수집, 판매가 점조직으로 형성돼 단속이 어렵다”며 “지금과 같은 마구잡이식 채취가 지속될 경우 수년내 희귀목들은 멸종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