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직장생활 '조직원 우선' 행복경영 원칙
매주水 정시퇴근 유도 '가정생활과의 균형' 강조
사내요가교실·출산휴직 권장 분위기 조성 적극
동호회도 활발 "일하기 즐거운 일터" 업무 능률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tvN 드라마 '미생(未生)'의 인기가 뜨겁다.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직장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에는 드라마 미생의 명장면이나 어록이 공유되고 있다.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간다는 거니까…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드라마 대사처럼 버틴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직장인은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고, 사회적 인정을 통해 행복한 가정 그리고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오늘도 많은 직장인은 '일을 하다보니, 일을 해야 해서, 일 때문에…' 등을 이유로 자신과 가정, 그리고 회사가 아닌 모두에게 소홀해지고 있다.

인천항의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 인천항만공사(IPA)는 지난해부터 '행복경영'을 경영 전략으로 세우고, 조직원이 일하기 즐거운 회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자신감과 만족도를 높인 주요 사례를 소개한다.

# 인천항만공사의 행복경영 4가지 전략

IPA는 지난해 경영철학으로 '행복경영'을 선언하고 구성원들의 '일과 가정 생활의 양립'을 추구했다. 행복경영의 전제는 '직원 최우선의 원칙'이다.

구성원이 행복함으로써 가족이 행복해지고, 고객이 행복함으로써 사회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PA는 행복경영의 4가지 전략을 세웠다.

첫 번째 전략은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이다. IPA는 조직원이 일과 가정 생활의 균형을 통한 회사와 가정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매주 수요일 진행되는 'Happy Family Day' 프로그램이다.

수요일 오후 5시 30분에 직원들 업무용 PC에 오후 6시 퇴근을 알리는 공지가 팝업창으로 뜨고, 오후 6시 이후에는 회사 전산망에 접속이 불가능하다. 또 유연근무제를 실시해 개인 여건에 따라 근무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게 하고, '금요일 조기 출퇴근제도·캐주얼데이(복장 간편화)' 등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 전략은 '건강증진과 복리후생'이다. 이를 위해 매주 2회씩 '사내요가교실'을 운영, 조직원들의 심신 건강과 안정을 통해 업무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결혼 이후에 회사 업무 등으로 임신을 하지 못하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출산장려휴직제도'를 활용하도록 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임신을 할 수 있게 휴직을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심리상담사를 초청해 IPA 조직원의 각종 고민이나 스트레스 등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세 번째 전략은 '소통과 참여의 조직문화'다.

IPA는 직원간 또는 직원과 경영진 사이의 소통이 원활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사장님 똑똑똑(Talk Talk Talk), 경영진과 함께 하는 호프데이'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급이나 부서에 관계없이 조직원 누구나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소통을 통한 참여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마지막 전략은 '쾌적한 근무환경과 상호존중 문화 조성'이다. 이를 위해 IPA는 조직원이 조직에서 서로 존중하며 일할 수 있도록 '경어사용 캠페인, 집중근무시간제'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2주에 한 번씩 '칭찬릴레이'를 진행해 IPA 우수 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타 부서와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칭찬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부서 간 업무협조를 원활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인천항만공사 동호회

IPA 동호회는 조직원들이 업무적인 인간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호회는 등산, 축구, 밴드 등 17개의 동호회가 구성돼 운영되며 IPA 임직원 누구나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

일부 임직원은 3~4개의 동호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IPA는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 중 바다낚시 동호회는 단순히 취미로 낚시를 즐기는 것을 넘어 사회공헌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인천광역시아동복지협회의 협조를 받아 고아원생 15명과 함께 바다낚시를 다녀왔다. 또 회원들이 모은 돈으로 아이들이 겨울을 따듯하게 날 수 있도록 패딩점퍼를 한 벌씩 제공했다.

IPA 경영지원팀 박정서 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바다낚시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이들에게도 앞으로 좋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직장에서 만나 관계를 이룬 사람들이지만 의미있는 일을 함께 하면서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IPA 등산 동호회는 인천뿐만 아니라 강원도와 경기도 등 전국의 산을 매달 한 번씩 찾는 동호회다. 내년 초에는 동호회 창립 이래 100번째 산행이 계획돼 있다.

IPA 투자유치부 김성진 부장은 "산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모인 조직원들이 업무시간에는 타 부서에 있지만 동호회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한여름에 계곡에 홀딱 벗고 들어가는 '알탕'이 산행의 묘미이다"고 말했다.

또 등산 동호회는 인천항의 유관기관 등산 동호회들과도 산행을 함께 하기도 한다. IPA 외부 기관들과의 관계 유지, 친목 도모 등에서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IPA 파워볼링 동호회는 현재 다음달에 부산에서 열릴 해양수산부 장관배 볼링대회를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년 한 번씩 개최되는 이 대회에서 IPA가 우승한 경험은 없지만 홍경원 기획조정실장 등 다음달 경기에 나서는 8명 '선수'의 각오는 남다르다.

IPA 경영지원팀 고경화 주임은 "볼링장에서 핀들이 볼링공에 맞아 쓰러질 때면 일을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다"며 "동호회를 통해 타 부서 조직원들과 교류를 할 수 있어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