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방영된 MBC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당시 대한민국을 '클래식 열풍'으로 이끌었다. 극중 강마에(김명민 분)와 그의 오케스트라인 석란시립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과 브람스의 '교향곡 3번 F장조 중 3악장' 등은 클래식임에도 불구하고 음원차트 순위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 '신드롬'으로 확장돼 대중에게 클래식을 전파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2008년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클래식 음악과 관련 서적 판매가 증가됐다. 또 교보문고 음반차트에서 이례적으로 클래식 편집음반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인터넷 쇼핑사이트 옥션에 따르면 2008년 10월 기준 클래식 악기의 판매량이 40% 증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세종문화회관은 '시민 체임버 앙상블'을 만들어 단원을 공모하기도 했다.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6년만에 클래식 열기를 다시 일으키고자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이 브라운관을 다시 찾았다.
KBS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의 인기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로 인기배우 주원과 심은경을 주인공으로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며 지난달 13일에 첫 방영을 시작해 시청률 6%를 유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오케스트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에 매회 클래식음악이 함께해 곡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있다.
이어 12월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tvN의 클래식 예능프로그램 '언제나 칸타레'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인천시립예술단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금난새 지휘자를 주축으로 개그맨 박명수, 배우 주니, 오상진 아나운서 등 유명 연예인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창단에서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언제나 칸타레' 관계자는 "연예인과 일반인 오케스트라가 클래식을 쉽게 접하지 못한 문화소외시설을 찾아 자선공연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등장에 대해 클래식 전공자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협성대 음악과 김현숙 교수는 "엘리트층의 향유물로 평가 받던 클래식을 쉽고 재밌게 풀어 대중이 이해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매체의 영향으로 둔화된 클래식계가 활기를 얻고, 전공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제공되며 나아가 클래식을 통한 문화복지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