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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 서울삼성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SK와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주 KCC 허재(49) 감독은 '농구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농구의 아이콘이다.
2005-2006시즌부터 KCC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재임 기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두 차례 차지했고 준우승도 한 번 기록하는 등 팀을 정상권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올해 7연패 늪에 빠지면서 5승13패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서울 삼성의 이상민(42) 감독 역시 선수 시절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지금도 경기 시작 전 선수 소개를 할 때면 웬만한 스타급 선수보다 훨씬 더 큰 환호가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다.
2012-2013시즌 삼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올해 삼성 사령탑에 선임됐다.
개막 전부터 팀 전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예상이 있기는 했지만 8연패 수렁 속에 4승14패로 최하위인 것은 분명히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다.
10개 구단 감독들 가운데 팬들과 가장 친숙한 얼굴인 이들이 나란히 고개를 숙이면서 응원하는 팬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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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허재 KCC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SK가 60대74로 이겼다. /연합뉴스 |
가드 김태술을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영입했고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은 공익 근무를 마치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득점왕 타일러 윌커슨과도 재계약해 정상권 팀들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그러나 스타일이 비슷한 두 외국인 선수 윌커슨, 디숀 심스와 하승진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고 있고 김태술도 인삼공사 시절에 비해 다소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팀은 하위권으로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하승진, 박경상이 지난주 경기 도중 다쳐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악재까지 겹쳤다.
삼성은 1순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와 2순위 국내 신인 김준일을 보강하며 6강에 도전할 만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시즌 초반 김준일과 이동준이 골밑을 지키고 라이온스는 외곽을 주로 하면서 3연승으로 반짝하기도 했으나 이후 김준일이 폐렴 증세로 최근 세 경기에 결장하면서 팀은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키스 클랜턴이 발 부상으로 앞으로도 약 1개월 가까이 결장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번 주 일정도 두 팀은 '첩첩산중'이다.
KCC는 27일 울산 모비스, 29일 창원 LG를 상대하고 삼성은 26일 서울 SK, 28일과 30일에는 고양 오리온스와 연달아 맞붙는다.
두 감독은 선수 시절이던 1997-1998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을 벌였고 감독과 선수로서는 KCC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지금은 감독으로서 '동병상련'을 느끼는 처지가 된 두 지도자가 언제쯤 익숙한 자리인 정상에서 만나 멋진 대결을 펼쳐보이게 될지 기다려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