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잘못된 가사습관에 와병
청소도 긴 도구 사용 선자세로


겨울이 오기 전 주부들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추워지기전 11월은 본격적으로 김장철이 시작되고 이로인해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나타난다. 소금에 절여져 2배 이상 무거워진 김장배추 등 재료들을 나르고 이동시키며 허리에 많은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하면 허리인대나 근육의 긴장을 견디기 어려워 요추 염좌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허리통증은 남성들에 비해 인대나 근육이 약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랫동안 잘못된 자세로 집안일을 반복하거나 갑작스럽게 무리한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사일은 겉으로 보기에는 하찮은 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너무 힘들어서가 아니라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이 지루하게 느껴져서다. 그래서 주부들은 대충대충 해치워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바로 이 대충대충이 주부들의 허리를 함정에 빠트린다.

본원을 방문하는 허리 환자 중 가정 주부가 가장 많다. 그런데 외상 등 직접적 원인 보다는 잘못된 가사활동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집안일을 단순하게 생각한 나머지 나쁜 자세로 성급하게 처리하려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김장도 요령있게 하면 허리를 보호할 수 있다. 허리,무릎통증 예방을 위해 바닥보다는 식탁, 협탁에 올려놓고 일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서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사용하거나 등을 벽에 붙여 바로 펴고 허리가 굽혀지지 않도록 해주고, 무거운 물건은 혼자 들지말고 두명 이상이 함께 들어야 한다.

혼자서 들 때는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바구니를 몸 가까이에 둔 상태로 들고 일어난다.

가사 현장에서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첫째, 걸레질이나 손빨래, 다림질 등을 할 때 바닥에 앉아서 허리를 앞으로 숙여서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을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에 통증을 느낀다. 그 이유는 척추를 지지하는 허리 뒤쪽 근육이 늘어나면서 디스크내의 압력이 서 있을 때보다 2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긴 청소도구를 이용해 선 자세로 걸레질을 하고 다림질 할 때도 다리미판을 이용해 허리를 굽히는 각도를 줄여주면 허리통증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주방에서 요리를 하거나 설거지를 할때 한쪽 발을 어디엔가 얹어 약간 높이 두는 것이 좋다. 허리가 받는 중력을 줄여 허리 긴장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에는 손잡이를 자신의 키에 맞추어 허리가 굽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의자에 앉아서 일할 때 탁자의 높이는 팔꿈치보다 약 5㎝ 정도 낮은 것이 좋다. 그리고 의자 높이는 발바닥이 닿을 수 있는 높이가 좋다. 싱크대도 허리를 앞으로 굽히지 않을 정도의 높이어야 한다.

싱크대에 진열해 두는 그릇이나 주방기구는 어깨 높이에 두고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높은 곳에서 그릇을 내릴 때는 꼭 의자를 놓고 올라서서 내려야 허리의 과도한 운동을 예방할 수 있다.

넷째, 시장에서 물건을 산 뒤 한손에 다 들지 말고 양손에 나누어 들어야 허리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주부들이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것도 요통의 원인이 된다. 우리들의 어머님처럼 아이를 등에 업고 다니는 것이 더 현명하다.

/김주영 이춘택병원 정형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