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하 예술회관)의 '커피콘서트' 내년 상반기 '시즌권' 티켓이 판매 20분 만에 완판됐다.

커피콘서트는 예술회관이 주부, 자영업자 등을 타깃으로 매월 1차례 낮시간에 개최하는 마티네 콘서트로, 2009년부터 시즌권 판매를 시작한 이후 해마다 티켓 조기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예술회관 공연기획실 회원담당 직원의 전화기가 쉴새없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직원 유모(37)씨가 "네, 고객님 성함이랑 연락처 먼저 알려주시고요. 연락 다시 드리겠습니다"는 짧은 답변으로 통화를 끝내기가 무섭게 또 전화가 걸려왔다.

이 과정은 20분간 반복됐고 3일 동안 계획됐던 시즌권 판매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56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이 시즌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수준 높은 공연을 매번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그것도 좋은 좌석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

예술회관 소극장 전체 14줄 좌석 가운데 무대 앞쪽 3~5번째줄, 좌우로는 4개 블록 중 가운데 2개 블록이 회원을 위한 자리인데, 출연자의 숨소리조차 놓치지 않는 명당이다. 또 예매 수수료 없이 회당 1만5천원의 저렴한 티켓을 매회 5천원 할인받는 경제적 이점도 있다.

이날 내년 시즌권 구매에 성공한 성기정(70·여· 남동구)씨는 "인터넷 예매가 능숙지 않아 올해부터 시즌권을 구매했는데 무대와 가까워 공연에 몰입하게 된다"며 "또 내 자리라는 애착도 느껴지고 항상 같은 자리에 앉다 보니 주변 좌석을 구매한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도 시즌권 판매로 얻는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고정 관객을 확보하며 다소 대중성이 떨어지는 실험적인 작품도 무대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술회관은 내년 계획된 12번의 공연 가운데 국악이나 실험적인 현대 무용 작품을 올리기로 했다.

예술회관 관계자는 "40~50대 주부들에게 입소문을 타 매년 시즌권 판매시기만 되면 전쟁을 치르는 심정"이라며 "수준 높은 문화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커피와 함께 즐긴다는 매력이 마니아층이 생겨난 이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