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관통 서울외곽순환도로 공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불교계와 서울고속도로(주)간의 대립이 지난 16일 서울지법 북부지원이 일부 구간에 대한 공사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법원의 결정에 대해 불교계와 환경단체는 북한산국립공원을 우회하는 대안노선의 선택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시각인 반면 시공사측은 회룡사와 홍법사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 대한 공사를 허용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등 동상이몽의 상태.

자연환경보전과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조계종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성타 스님)는 “이번 결정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법적인 정당성이 상실돼 종교·환경단체 등이 주장한 우회도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법원이 4공구 중 주요한 구간의 공사중지를 결정했기 때문에 정부와 시공사는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고속도로(주)는 법원 결정에 대해 “전체적인 사업의 추진과정 및 환경권 침해 여부에 대해 위법사유가 없음을 인정하고 사업의 계속 추진을 승인한 것”이라며 “다만 회룡사와 홍법사에 대해서는 토지소유권이 침해됨을 이유로 보상을 하고 사업을 추진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시공사측은 또 “우회노선은 외곽도로의 본래 기능이 상실되는 데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불가능해 변경은 없다”고 못박았다.

시공사측이 나머지 구간에 대한 공사강행 방침을 분명히 하자 불교계와 환경단체는 공사저지를 위한 범 불교도 결집에 나서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어 전면적인 충돌마저 우려되고 있다. <의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