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규제개혁 등 때묻은 신조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실제 창조경제의 사례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실천없는 규제개혁 정책은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 막는 규제들은 한꺼번에 단두대에 올려 처리할 것"이라며 중세시대 공포의 상징인 단두대까지 거론했겠는가.
규제개혁 실천은 현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며, 이를 상징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첫 단추가 바로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라고 본다. 구리시 토평동 일원에 들어설 GWDC 조성사업은 대표적 Hospitality Design 및 MICE 산업이며, 이는 우리나라 한 해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에 필적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이미 시는 여러 외국투자회사들과 투자의향서 및 MOU를 체결했다. 시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54억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약속받았으며, CNN의 명앵커인 래리 킹(Larry King)과 전설의 메이저리그 투수였던 오렐 허샤이저(Orel Hershiser)도 투자 대열에 가담했다고 한다.
앞서 2011년 서울대 산학협력단과 미국 닐센사에서 GWDC사업에 대한 타당성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서울대 보고서에 따르면 11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며 특히 청년과 여성의 안정적인 고용창출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닐센 보고서 역시 2천여개의 해외 기업이 입주해 수도권 내 600여개의 보세조립공장이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7조원의 경제파급효과 및 200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도 연정사업으로 GWDC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GWDC는 개발제한구역이라는 규제와 정부의 무관심 탓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규제를 '암덩어리'에 비유했고 심지어는 '원수'라고까지 표현했다. 이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규제를 철폐하고 GWDC사업을 챙겨야 한다. 일각에서는 인구 20만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막대한 사업을 벌이는 것 자체가 못 미더울 뿐 아니라 괜한 걱정거리를 만드는 일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글 것인가. 창조를 거론하는 정부의 진정성있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수도권 11만개 일자리와 7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 생산을 목표로 하는 GWDC,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백현종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추진·범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