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불명 조형물' 준비없는 사업 잘 지적
'인천지역 대학생들 독서실태' 기획 호평
경인일보 한 달치 신문을 살펴보는 인천본사 10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1일 오후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는 박한준(인천시문화원연합회 회장) 독자위원장과 정현석(인평신협 전무), 조경숙(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 위원 등 3명이 참석했고, 경인일보 인천본사에서는 이영재 사회문체부장이 나왔다.
독자위원들이 인상 깊게 읽은 '10월의 기사'는 대청도 지뢰폭발 사고 관련 경인일보의 연속 보도였다.
박한준 독자위원장은 "대청도 지뢰 폭발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사고는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폐해를 보여주는 기사였다고 생각한다"며 "벌목 작업에 사전 준비와 점검이 철저하지 않아 일어난 인재다"고 말했다. 또 "경인일보가 신속한 현장 취재로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등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잘된 기사였고, 관련 칼럼 또한 지뢰폭발 사고를 알기 쉽게 종합 정리해 이해를 도왔다"고 평가했다.
정현석 위원도 "관련 사건의 문제점과 군(軍)이 앞으로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조작업 등 초동 조치의 문제점과 사후 대응, 출입 통제 문제 등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 지적했다"고 말했다.
조경숙 위원은 "폭발 사망 사고 현장에 가는 데 4시간여가 걸린 점, 그 곳에 지뢰가 있는 걸 주민들은 아는데 군(軍)이 몰랐다는 점 등 상세한 보도를 보면서 최근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했다"며 "성실한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시아경기대회 관련 기사도 이달 독자위원들의 이슈가 됐다.
박 위원은 "선수촌 내부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몽골 NOC 사무총장 간담회를 열어 한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체육인이 보는 관점을 상세히 취재한 점을 눈여겨봤다"며 "작은 이야기에도 집중해 상세히 보도하려고 노력한 점이 다른 신문과 달랐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또 인천시가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고 소개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요우커 공간' 변신하나>(24일)기사에 대해 "아시아 경기대회를 마치고 체육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라며 "시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시설을 조성하고, 체험프로그램, 즐길거리 등 사후 활용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참 반가웠다"고 말했다. 또 "경기장 관리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충당할 적절한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인천 지역 다른 경기장도 적절한 활용도를 찾아갈 수 있도록 좋은 제안을 지속적으로 기사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은 아시안게임 사후 기획 <과장된 '경제파급효과' 2조 투자 가치 있었나>(13일) 보도에 대해 "10조6천억원 생산유발 효과와 4조5천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20만명 고용유발 등 과장된 아시아경기대회 평가 보고서에 대한 지적과 함께 아시안게임 이후 더 중요한 문제를 짚어본 기획이었다"고 말했다.
<국적불명 조형물 '돈써가며 욕먹는' 중구>(13일) 보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 위원은 "인천 연안부두 인근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입구에 세운 조형물 기사는 또 하나의 준비 없는 문화사업의 단면을 잘 드러낸 기사였다"며 "철저한 역사·문화적 고증 없이 조형물을 만들면 그 의미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곧 쓸모없는 시설이 되고 만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러시아 대사관도 해당 존재를 모르는 기념물을 세워버린 구청의 황당한 행정을 꼬집은 점이 돋보였다"며 "해당 조형물이 지역의 흉물로 남지 않도록 지자체는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언론도 이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은 인천지역 대학생 독서 실태를 살펴본 <대학생, 책 안 읽는다>(27~31일) 기획 기사를 높이 평가했다. 경인일보는 지역 대학생 독서실태 설문조사, 대학교 도서관 대출분석, 문인들의 조언 등을 차례로 보도했다. 그는 "취업에 쫓긴 대학생이 전공서적을 읽기도 벅찬 현실과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이상의 차이를 심층 보도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책의 중요성을 효과적으로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헌책방 사랑, 아름다운 인연은 계속된다>(27일)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 위원은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인천에서 태어나 성장한 이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자 꿈을 키우던 곳이다"며 "헌책방을 운영해온 주인의 은퇴식과 뒤를 이어 운영할 후임자의 환영식도 열렸다는 소식이 잔잔한 감동을 줬다"고 했다. 그는 "빠르게 변해가는 이 시대에 조용히 그 맥을 이어가는 이들의 삶을 보여줘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지역 상품권(화폐)의 발행 움직임을 소개한 <'지역상품권'으로 골목상권 지켜요>(8일) 보도도 눈길을 끌었다. 조 위원은 "상인들이 추진 중인 지역화폐 진행 상황, 유통구조, 다양한 성공사례 등을 성실하게 다뤄준 기사가 보기 좋았다"며 "상인들을 주축으로 골목상권을 지키려는 모습에서 희망과 비전을 봤다"고 평가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