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관련 목소리 내줬으면…
경기항공전 문제점 보도 안해 '아쉬움'
'푸드트럭' 기사 규제개혁 허점 잘 지적


경인일보 10월 신문 독자위원회가 지난 6일 경인일보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이민우(경기신용보증재단 남부지역본부장) 독자위원회 위원장, 이봉원(누보켐 대표), 천진(민주노총 수원·용인·오산화성지부장), 박종강(경기도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 기획사업부 팀장), 장동빈(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미영(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전시기획팀장), 박승득(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박승용 사회부장이 자리에 함께 했으며, 이귀선(수원YWCA 사무총장)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가 이슈였다. 참석한 모든 위원이 기사 비평에 앞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박종강 위원은 "일 년 내내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판교 추락 사고뿐 아니라 지뢰폭발 사고도 있었는데 이 사고들은 모두 재난대응과 안전에 무관심해서 발생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온 나라가 슬퍼하며 재발방지를 외쳤는데, 지금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살피며 사회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해서는 "20일자 1면을 비롯해 여러면을 할애해 사고 소식을 다루었다.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사도 좋았고, 특히 현장의 상황을 상세히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 르포기사도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귀선 위원은 "판교 참사는 올해 경기도에서 벌어진 아주 큰 사고 중의 하나다.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 이후 200일이 지났지만 안전에 무신경한 것은 여전하고, 이로 인해 사고는 계속 날 수밖에 없는 세태를 꼬집었다. 또한 세월호 이후 컨트롤타워가 생겼다고 하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을 잘 지적했다. 컨트롤타워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 지를 찾아 제안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평했다.

이민우 위원장은 "사고 이후 28일자 신문에 도지사가 경기도 안전 대동여지도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경기도의 재난 안전 대응 노력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과와 문제점 등을 알려 안전한 경기도 만들기에 도와 언론 모두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북전단살포에 관해서도 많은 의견이 오고갔다. 천진 위원은 언론으로서 조금 더 큰 목소리를 내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북한으로 전단지를 날려보내면 긴장이 고조돼 국방력도 더 투입된다. 군인들은 주말 없이 줄곧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진다. 이것은 굉장한 스트레스다. 이에대해 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으면 언론이라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 관계 개선이나 통일에 어떤 영향을 얼마나 미치게 될지에 관한 신빙성 있는 의견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동빈 위원 역시 "대북 전단지 살포와 관련해서는 언론사의 철학이 제시되는 기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으니 제한을 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근거를 제시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있다. 정부입장만 되풀이 해 보도하는 것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발언했다.

박승득 위원은 "이에 관해 몇몇 국회의원이 지적한 사항이 있는데 경인일보에서는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사의 논조나 철학에 앞서 전단지 살포와 정부의 방치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객관적 보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수원에서 열린 경기항공전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몇몇 위원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장동빈 위원은 "항공전이라는 것이 큰 틀에서 보면 전쟁무기 경연장이다. 수원은 인구밀집지역이라 사고 위험이 많다. 안산에서도 몇 차례 열렸는데,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굉장히 많이 제기했다. 수원에서도 그런 문제가 적지 않았는데 기사에 비판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종강 위원은 "항공전 사례를 보편화해 '지역축제가 경제 살린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다소 과장된 게 아닌가 싶다. 항공전이 진행되는 동안 소음과 교통 정체 등으로 수원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는데, 주변의 몇몇 사업체들이 돈을 벌었다는 것만으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칭찬할 만한 기사로는 장애인 아시안 게임 관련 보도가 가장 먼저 언급됐다.

박승득 위원은 "장애인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에 관한 관심을 보여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에 비해 기사량이 크게 줄었지만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인 기사가 반가웠다"고 말했다.

'푸드트럭'을 다룬 기사도 호평 받았다.

이봉원 위원은 '푸드트럭합법화가 불법영업 부추긴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규제 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작은 트럭으로 운행하며 영세한 규모로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수많은 신고와 검진을 해야한다면 장사를 포기하거나 준법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결국 기업들만 할 수 있는 사업이 되는게 아니냐는 문제점을 제기한 좋은 기사였다"고 말했다.

이 밖의 의견으로, 이봉원 위원이 "황해경제자유구역 조합이 해체되고, 유니버설스튜디오 유치가 사실상 무산 됐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이런 내용은 단순히 사업이 무산됐다고 하기엔 규모가 상당히 크다. 지역 경제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업이 무산된 이후의 상황이나 원인에 대한 해설이 더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