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미래다
조수미·강수진·임권택·고은 등
한국 문화예술사 빛낸 13인 거장
참 가르침·제자의 길에 대한 소회
입력 2014-12-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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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9 16면
민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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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스승을 말하다┃한기홍 지음, 리더스하우스 펴냄, 332쪽, 1만6천500원.
성악가 조수미는 많은 스승에게 음악적 테크닉을 전수받았지만, 마에스트로 카라얀이 없었다면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발견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건축가 승효상은 스승 김수근을 뛰어넘기 위해 평생을 바쳤고, 그와 다른 건축세계를 구축하겠다는 일념이 오늘의 그를 형성했다고 믿는다.
시인 고은은 절대 은사와 절대 제자라는 수직적 도제행위를 거부했다. 그는 "오히려 사막과 바다, 대지가 나의 스승"이란 말로 스승관을 우주론적으로 확장하며 자신은 "무사승(無師僧·스승이 없는 승려)의 미덕에 기울어진다"고 고백했다.
영화감독 임권택은 정창화 감독에게 영화의 테크닉을 전수받았지만 정작 그가 배운 영화의 정신과 소재의 대부분은 영화 현장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해 습득한 것이다. 온통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스승을 구했지만 결국 임권택 자신이 스스로의 스승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 문화의 최전선에 서서 창조적 위업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물 전문기자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저자가 2년여의 기간동안 인터뷰한 13인 거장들의 '스승'을 탐구했다.
그는 "참된 스승이 부재하는 시대라 개탄하지만 실상 부재하는 존재는 '진정한 제자'"라며 " 거장의 삶, 거장의 스승을 통해 제자의 길을 배워보자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라고 했다.
20여년동안 기자로서 문학과 철학, 음악과 미술에서 영화, 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쌓은 인문학적 깊이와 근기를 바탕으로 거장의 치열한 삶과 삶의 굴곡과 창작세계를 전한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