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대학들만은 여전히 카드사용의 불모지대로 남아있어 등록금 때문에 목돈 마련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3일 경기·인천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현재 신용카드로 등록금 납부가 가능한 대학은 전체 68개 대학 가운데 성균관대와 동아방송대 그리고 오는 2학기부터 카드납부를 허용할 방침인 경인여대 등 3개대에 불과하다.

지난 98년부터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했던 성대의 경우 지난 학기까지 미등록자에 한해 실시하다 올해 처음으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모두 허용키로 하는 등 극히 제한적으로만 실시해 왔다.

대학들이 신용카드 납부를 기피하는 이유는 카드를 사용하면 1.5%가량의 결제 수수료를 물어야 해 그만큼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결손을 메우기 위해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학생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카드사용 기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용인대 관계자는 “카드사와 수수료 문제 등을 협의하고는 있지만 감소되는 재정수입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며 “사회적인 분위기에선 카드납부를 전면 허용해야 하지만 대학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는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경기대 관광경영학부 3년 정모(22·여)씨는 “세금도 신용카드로 내는 마당에 대학에서만 유독 카드를 거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며 “분납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대개 2개월 정도 연장해 주는 것에 불과해 큰 도움은 못된다”고 말했다.

아주대 정보통신공학부 3학년 김모(25)씨도 “대학이 수수료 문제를 들어 카드납부를 기피하고 있지만 큰 돈은 아니다”며 “카드납부가 가능해지면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등록금을 낼 수 있어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와 국민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잠재고객유치 차원에서 36개월 할부와 3개월까지 무이자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대학들의 카드납부허용을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