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영역에서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과도한 학습부담을 줄이고 학교 영어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앞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지난 8월 수능 영어영역에서 절대평가제 도입 계획을 밝혔고 교육부는 지난 10월 공청회를 통해 절대평가 도입을 공식화했다.

절대평가 도입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상대평가 방식의 수능 체제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영어성적은 현재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로 제공되지만,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등급만 제공된다.

교육부는 수능 영어의 등급 결정 방식을 내년 상반기 중 수능 개선안과 문·이과통합형 교육과정 개정 상황 등을 반영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능개선위원회의 중장기적 수능 제도 개선 논의와 연계하겠다는 것으로, 수능개선위는 잇단 출제 오류 사태가 불거진 수능의 개선 방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절대평가 영어영역의 등급 개수로 9등급 또는 4∼5등급으로 하는 방식 중 선택할 방침이다.

9등급제는 2017학년도 수능의 필수 과목인 한국사에 먼저 적용된다.

또 등급분할 방식으로는 사전에 설정된 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구분하는 고정분할방식과 시험 실시 후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라 분할점수가 달라지는 준거설정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9등급제는 고정분할방식과 연계되고 4∼5등급 체제에는 준거설정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9등급제로 결정할 경우 학생은 90점 이상만 기록하면 항상 1등급을 받지만 4∼5등급제에는 매년 등급을 가르는 분할점수가 변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정분할방식은 국민이 이해하기 쉽고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전문가들은 준거설정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수능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적용 시 문항 수와 배점, 시간 등도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사에 이어 영어의 절대평가 도입이 확정되면서 수능 자체가 장기적으로 자격고사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으로 수학 등 다른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교육부는 내년 3월 수능 개선안을 발표하고 나서 수능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국어와 수학 등 다른 수능 과목도 고교 교육과정 내 학교교육으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해 학생, 학부모의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논평을 통해 "영어시험의 절대평가 전환은 고교 단계의 영어 사교육비 감소를 가져오고 수험생의 과도한 학습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수학, 국어 등 다른 과목의 사교육이 증가하는 '풍선효과'와 변별력 상실, 학생들의 영어실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절대평가는 다른 과목에 대한 학습 부담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고 수능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면 공교육에서 내신 및 비교과 경쟁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