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수원 팔달문 인근에 줄지어 있는 상점가. 크리스마스 휴일이지만 오고가는 손님을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개문난방을 하면서까지 성탄절 연휴 고객맞이에 나섰던 예년과는 달리,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기는커녕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점포도 수두룩했다.
한 여성의류 매장 점원은 "원래대로라면 연말 매출이 두배 가까이 늘어야 정상인데, 올해는 이번달 들어서 티셔츠 한장도 못팔고 개시조차 못한 날도 많다"고 울상을 지었다.
수원역전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식집 사장 김모(55)씨는 "한파까지 겹쳐 거리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며 "바로 앞에 주차 편리하고 따뜻한 쇼핑몰 안에도 분식점이 있는데 누가 시장에 있는 분식점에 오겠느냐"고 말했다.
27일 수원 롯데몰이 오픈 한 달을 맞는 가운데, 지역 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던 인근 상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롯데몰과 AK플라자 쇼핑몰이 연이어 개점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한달새 매출이 급감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역전시장 상인들은 쇼핑몰을 찾은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유동인구도 많아졌지만 매출은 오히려 반토막났다고 입을 모았고, 팔달문 중심 상권은 아예 발길 자체가 줄어 연말 특수를 누리기 힘든 상황이다.
김한중 수원남문로데오시장상인회장은 "지동시장의 순대, 남문 패션1번가시장의 의류, 로데오시장의 영화관 등 롯데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며 "지역 상권이 초토화될 줄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만큼 타격을 입어 다들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