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채 20기 개그맨 오지환이 선배 개그맨 "유재석의 실체를 폭로한다"며 글을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신을 MBC 공채 20기 개그맨 오지환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30일 인터넷커뮤니티 게시판에 "현직 개그맨으로서 '인간 유재석'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란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특히 오지환은 자신의 실명을 밝힌 이유로 "제 이름을 걸고 한치의 거짓도 하지 않겠다는 다짐 때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지환은 "지난 여름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MBC '무한도전' 멤버들을 마주치고 당황했다. 말이 선배님이지 저에겐 그저 연예인일뿐이고 그 분들은 제가 개그맨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어색해질 각오를 하고 인사를 건넸는데 걱정과 달리 '무한도전' 멤버들은 따뜻하게 인사를 받아줬다고 전했다.

오지환은 "유재석 선배님이 '개그맨 생활 힘들죠?' 이렇게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며 "'이 바닥은(연예계) 잘하는 사람이 뜨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 뜨는 거예요. 힘들어도 개그 포기하지말고 버티세요'라고 말해줬다. 당시 난 개그맨으로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개그를 포기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이렇게 조언을 해주셔서 다시 마음잡고 개그에 몰두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오지환은 장례식장에서 조문 온 유재석과 마주쳤다고 밝혔다. 그는 "당연히 많은 후배 개그맨들이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먼저 인사하지말라고 했다. 아마도 엄숙한 분위기에서 인사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나보다"며 상조회사에서 일하는 한 아주머니가 유재석의 사진을 찍자 유재석은 양해를 구하며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어드릴테니 정중히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오지환은 "방송에서 듣던 높고 힘찬 진행 목소리가 아닌 낮지만 진심이 담긴 목소리였다. 그 아주머니는 죄송하다며 사진을 지웠고 유재석은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조문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가시는 줄 알았는데 부조금 받는 일을 손수 하시더라. 많은 스케줄로 피곤할텐데 끝까지 진심으로 조문을 하는 모습을 보며 그때 느꼈다. 아… 이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만 착하게 행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가 착하구나"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오지환은 29일 KBS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의 수상소감에서도 또 다른 '진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당시 유재석은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막을 내린 MBC 코미디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개그맨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오지환은 "연예대상은 모든 예능인들의 축제다. 하지만 우리 MBC 코미디언은 그 축제를 함께 즐기지 못 했다.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코미디 프로그램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잃은 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유재석 선배님의 수상 소감은 그저 '언급'이 아닌 '진심'이라는 걸 느꼈다. 냉정하게 따지자면 유재석 선배님은 KBS 출신이기에 MBC 개그맨들을 걱정 안 해도 되지만 그는 아니었다. 방송사를 떠나 그저 후배들을 안타까워하고 아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아직도 더 많은 폭로가 남아있지만 여기서 글을 마치려한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 글이 널리 퍼져 많은 분들이 '인간 유재석'의 실체를 더 많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을 유재석 선배님이 보신다면 많은 후배들이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지만 '국민MC 유재석'이 아닌 '인간 유재석'으로 롤모델을 삼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