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인 여주 새마을금고에서 20대 여직원이 전표와 전산망을 조작해 6년여 동안 28억여원을 횡령해 수십억원대의 부동산을 매입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새마을금고측은 여직원의 횡령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돈을 갚으라는 요구만 했을뿐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알려져 금고측이 비리를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여주경찰서는 23일 여주군 여주읍 여주새마을금고 직원 유모(28·여·여주군 여주읍)씨를 업무상 횡령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9월 금고 회원인 이모씨가 정기예탁한 2천만원을 해지한 것처럼 전표와 전산망을 조작해 2천만원을 가로채는 등 하룻동안 15건의 예탁금을 해지, 2억8천만원을 횡령하는 등 지난 7월25일까지 22차례에 걸쳐 4억3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유씨는 또 지난 97년 7월 외삼촌의 명의와 인적사항을 도용해 허위로 대출서류를 작성한 뒤 3천만원을 불법대출받는 등 지난 2000년 12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2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유씨는 지난 97년부터 불법대출받은 돈으로 여주에서 타인명의로 호프집을 운영하거나 인천 등지에 시가 17억원 상당의 건물과 원룸 26채를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내부감사에서 횡령사실이 적발되자 정기예탁금을 예금주 몰래 해지하는 수법으로 만기가 다가온 차명계좌의 대출금을 상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과정에서 금고측은 유씨로부터 횡령금액 변제 약속을 받고 3개월이상 묵인해 왔고 경찰 고발장에는 지난 97년부터 횡령한 금액은 제외한 채 올들어 22차례 횡령한 사실만 고발하는등 비리자체를 축소, 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주 새마을금고 권오일이사장은 “유씨의 횡령사실을 사전에 알았지만 채권보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유씨와 유씨 부모 명의로 등기가 돼 있는 건물들을 대상으로 근저당을 설정하는등 채권확보를 해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