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섬유산업·화장품등 수혜
통관단축으로 건강식품 신선도 유지·품질향상
망고등 열대과일 시장개방땐 과수농가 타격 우려도


2014년은 'FTA의 해'였다.

올해도 아세안, 중남미지역 국가를 중심으로 FTA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지역 산업계는 업종에 따라 FTA체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득과 실을 따지며 분주한 모습이다.

도내 중소기업들에게는 FTA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철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지역 업종별 영향 전망

경기도의 주력 수출분야이자 최대 매출품목인 자동차는 한·중 양국 모두의 양허대상에서 제외돼 큰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자동차는 호주, 캐나다와의 FTA를 통해 수출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 업계의 호주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11.5%로, 일부 품목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경쟁 업체들이 인건비 부담을 못 이겨 현지 공장을 속속 철수해 FTA 효과는 더 강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용 교체부품(AS) 3만8천여개 품목을 캐나다로 수출하는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부품업계도 관세 철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으로 전기·전자 산업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기 때문에 한·중 FTA로 인한 관세 철폐 등의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컴퓨터와 반도체 등은 첨단 전자산업 교역을 자유화하기 위한 정보기술협정(ITA) 때문에 FTA에 상관없이 이미 관세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FTA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형 가전제품의 경우 값싼 중국 제품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국내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세계 고급 니트시장의 40%, 국내 고급니트의 90%의 생산을 점유하고 있는 경기도의 섬유산업은 최대의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산 의류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기 때문에, 점진적 관세철폐 종목으로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원재료 비용이 줄어들고 중국 수출시 관세도 줄어드는 만큼 섬유 산업에서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화장품과 액세서리 업계도 장기적으로 관세철폐로 인한 가격우위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강 제품과 신선식품 등도 한·중 상호간 시험 기관이 지정되면 통관시간 단축으로 통관비용 감소와 함께 신선도 유지에 따른 품질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쌀, 배추, 오이, 우유, 과실류 등 주요 농수산물의 경우 614개 품목을 양허대상에서 제외시켜 우리 농수산업계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안성, 평택 등 경기지역 과수농가를 비롯한 과수농업인들은 한·베트남 FTA로 인한 열대과일 시장 개방에 의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 관계자는 "열대과일이 우리 시장을 점령하고 국민의 소비패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마당에 망고, 파인애플, 바나나 등 열대과일이 10년 뒤 완전 철폐되면 우리과수산업이 붕괴되고 과수농업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FTA 지원 정책을 활용하라

#화성시 소재 두원씨엔씨는 의료용 침대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이다. 태국에 수출하기 위해 대리점을 세웠지만, 20~30%에 달하는 높은 관세율 때문에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찰나였다.

이때 두원씨엔씨는 경기FTA활용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려 센터 측의 교육과 컨설팅 과정에 참여, FTA의 전반적인 내용부터 원산지결정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까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제조공정도와 원산지소명서 등 원산지 판정의 근거가 되는 서류들을 작성하고, 한·아세안 FTA 원산지증명서의 발급신청도 모두 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안양에서 홍채인식 카메라를 제조하는 씨엠아이텍도 직원이 7명뿐이라 다른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FTA 전담은 커녕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지만, 수출업체로서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FTA 활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에 경기FTA활용지원센터의 컨설팅에 참여했다.

1대1 맞춤형 컨설팅과 각종 신청 절차에서 도움을 받은 결과, 1년 매출액이 4천만원에 불과했던 씨엠아이텍은 지난 한해 매출액을 10억원이나 달성할 수 있었다.

경기도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가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해 온 '경기지역 FTA활용지원센터'는 수원과 고양에서 각각 경기남·북부 소재 업체들의 FTA 활용 교육과 컨설팅을 돕고 있다.

관세사와 원산지관리사 등의 전문가가 지역 실정에 맞게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014년 한해동안 1천761건의 상담 실적을 냈다.

상담소에서 이뤄지는 안내 외에도 '찾아가는 FTA 1대1 밀착지원'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방문형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63개 업체를 포함해 230개사를 대상으로 방문 컨설팅이 이뤄졌고, 1대1 설명회도 한해동안 67회나 열렸다.

이외에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은 'FTA활용 실무교육', 'FTA간담회' 등을 통해 도내 수출중소기업의 세계시장 장악을 돕고 있다.

내년부터는 규격인증 지원제도, 전시회 및 시장개척단 지원, 수출역량강화사업, FTA 컨설팅 등 기존 지원사업을 확대 시행하는 동시에 경기중기청내 '한·중 FTA 전담팀'을 신설, 도내 유관기관과 함께 신규 과제를 발굴해 지원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석기 경기FTA활용지원센터장은 "FTA활용은 전문적인 부분인데다 인력난을 겪는 일반 중소기업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도내 더 많은 업체들이 센터의 문을 두드려 1대1 맞춤형 지원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