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의회 'SK인천석유화학(이하 SK 화학) 환경문제 대책 특별위원회' 박형렬 위원장이 주민들과 함께 인천시와 서구, SK 화학을 상대로 수백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해 물의를 빚고 있다.

동료 의원들은 "공장의 안전성과 환경 위해성을 정확히 검증하기 위해 중립을 지켜야 할 특위 위원장이 한 쪽에 치우친 행동을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4일 인천시 서구와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서구 석남동 주민 557명은 지난해 10월 인천시와 서구, SK 화학을 상대로 16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SK 화학 파라자일렌 공장 가동으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공장 인근 부동산 소유자와 세입자에게 각각 3천만원과 2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소송을 제기한 'SK 화학 범주민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SK 화학 파라자일렌 공장 가동 이후 소음과 분진 등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명단에 특위 위원장인 박형렬 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는 갈등을 해결해야 할 박 위원장이 오히려 주민들과 SK 화학과의 반목을 부추기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료 의원들은 박 위원장에게 특위 위원장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구의원은 " 박 위원장이 석남동에 살고 있고, 주민들의 대표인 구의원이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현재 빚어지고 있는 갈등과 문제를 처리하고, 조사해야 할 특위 위원장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인근 주민들로부터 소송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소송을) 제기하게 됐는데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며 "현재 특위에서 구와 SK 화학 사이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조례가 만들어지면 소송에서 빠지겠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