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톨릭 중앙의료원과 경희의료원 등 대형병원의 장기파업이 해결 기미
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공권력 투입 방침까지 밝히는 등 병원
파업 사태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장기파업 병원 모두 협상다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채 노사감정의
골만 깊어가고, 환자들의 불편도 계속되고 있어 정부당국이 중재에 나서는
등 타결점을 모색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가톨릭 성모병원 등 노사는 임금 등 애초 쟁점과 더불어 파업 장기화 과정
에서 떠오른 무노동 무임금, 노조간부 고소.고발, 징계 철회 등에서 평행선
을 달리고 있고, 제주 한라병원은 병원측의 조합원 전원 해고 방침에 맞선
노조의 극한 반발로 노사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 쟁점
파업병원 노사는 대부분 임금, 교직원 연금, 노조의 인사권 참여범위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파업 과정에서는 무노동 무임
금, 징계 철회 등의 문제를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가톨릭 성모병원의 경우 노조가 지난 5월 23일 ▲총액대비 임금 11.3% 인
상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 100% 사용자 부담 ▲인사위원회 노조
동참 등을 요구하는데 병원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물가 수준을 고려, 적절한 임금 인상안을 정했고 사학연금 역시 일
부병원에서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 이미 조합원 분담금을 병원이 전액 부담
하고 있는 실정이며, 인사의 형평성 차원에서 노조의 인사위 참여는 필수
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병원측은 경영상의 어려움 등을 들어 임금 5% 인상, 법적 규정과 경영
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학연금 100% 수용 및 인사위 노조 참여 불가 입장
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다 성모와 경희의료원은 각각 파업과정에서 병원측이 일괄 적용한 무
노동무임금 원칙과 파업참여 노조 간부와 조합원 징계 철회요구 등이 또다
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라 끝없는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다.
◆ 계속되는 피해
노사는 파업과정에서 실질적인 대화는 제대로 가져보지도 못한채 잇단 법
적 공방 등 감정싸움으로 일관, 피해는 더해가고 있다.
현재 병원측은 공익사업장인 병원은 노동위원회 중재나 조정신청 과정에서
는 파업을 할 수 없는데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만큼 이는 '명백한 불
법'이라고 규정,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성모병원측은 지난 5월23일 파업 이후 8월중순까지 파업에 따른 피해가 156
억원에 달했으며 파업 관련자를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노조 간부 및 조합원 65명을 상대로 15억원의 채권회수를 위해 임금
을 가압류해 놓은 상태.
또 48명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돼 있고, 11명은 체포영장이 발
부돼 있으며 252명이 징계위에 회부돼 있다.
병원측은 입원실 운영률이 75%, 수술실 50%, 외래진료 80%의 수준이라며 평
상시같은 환자 진료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재 대체인력 투입 등의 방법으
로 최대한 정상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노조는 조합원 탈퇴에 병원 개입, 불성실 교섭 등으로 학교법인
가톨릭대 정진석 이사장(서울대 교구장), 최영식 의료원장 등에 대해 부당
노동행위로 고소.고발해 놓고 있다.
이는 경희의료원도 비슷해 이들 장기파업 병원들은 이처럼 파업기간 노사
양측간 법적대응 등 감정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노조들은 그동안 "노조파업은 임단협 과정의 정당한 파업" "병원측이 파업
중 각종 부당노동 행위를 일삼았다"는 등 병원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는
데 대해, 병원은"모든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단
호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 노사협상 전망
각계 각층이 극으로만 치닫는 병원 노사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
고, 일반 시민들도 "석달째 파업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대화없이 손놓고
있는 노사와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결국 "불법 파업 노조와는 대화를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견지해온 병원들
이 지난주부터 하나씩 협상 테이블에 나가 노조와 마주 앉기 시작했다.
사상 첫 병원 장기파업 사태를 마무리 짓기위해 이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한
다면 협상이 의외로 쉽게 풀리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지않겠
느냐는 관측도 있다.
시민들은 파업병원이 더이상 환자를 볼모로 한 감정대립을 그만두고 타협
가능한 쟁점부터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며 지혜롭게 풀수 있는 노력을 보여
줘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연합>
병원파업 勞使 '극한대치'
입력 200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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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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