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보다 보면 성장기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보통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어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중 요추 디스크나 척추의 측만증이 발견된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허리가 구부정하거나 한쪽으로 비뚤어진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각종 통계 자료가 자주 나오고 있다. 이런 통계들은 척추건강이 선천적인 요인보다 후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후천적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잘못된 자세와 운동부족이다. 그리고 영양 불균형이 척추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그러므로 성장기 아이들의 허리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아이의 건강은 부모의 몫이다.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척추 관리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바른 자세를 늘 강조하라. 걸을 때는 가슴을 쭉 펴고 허리를 세워 걷도록 하고 책상에 앉아 있을 때도 상체를 세우고 앉도록 자주 주의를 준다. 특히 컴퓨터를 사용할 때 등은 구부리고 목을 뺀 자세를 반복하면 요통은 물론 목디스크의 위험도 증가한다.
그러므로 의자와 모니터의 위치를 최대한 아이의 체형에 맞게 조정해 척추에 부하가 적은 자세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가방을 양쪽 어깨에 번갈아 매는 것도 허리 건강을 지킨다. 자세는 습관이 되므로 어릴 때부터 바른 자세가 몸에 배도록 평소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 효과는 크다.
둘째, 공부 못지 않게 휴식도 중요하다. 한 가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척추와 주위 근육이 피로해져 통증을 유발한다. 휴식 시간에 자세를 바꿔 쉬면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면 몸의 피로도 풀리고 허리건강도 지킬 수 있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단련시켜라. 쉽게 허리가 구부정해지거나 휜다는 것은 아이들의 허리근육이 약하다는 뜻이다. 근육의 약화는 디스크를 포함한 퇴행성 척추 질환에 조기노출되는 원인이 된다.
하루에 30분 정도는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운동은 허리 근육을 단련시키며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에도 도움을 주고, 뼈 형성 세포를 활성화 시켜 뼈도 튼튼하게 한다. 단 지나치게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척추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니 부상에 주의하자.
넷째 요통을 호소할 때는 쉬게 하라. 아이가 허리통증을 호소할 때는 단순히 공부를 피하려는 핑계로 듣지 말고 최소한 1~2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계속되는 허리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척추 측만증의 경우는 어느 정도 자가 진단이 가능한 병이다.
먼저 똑바로 섰을 때 어깨가 수평을 이루지 않는 경우, 허리를 구부렸을 때 뒤에서 보면 한 쪽 등이 튀어나온 경우, 신발 밑창 닳는 속도가 양쪽이 다른 경우, 사진을 찍을 때 항상 고개가 삐딱하게 기우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여학생의 경우 평소 치마가 돌아가거나 한쪽 브래지어 끈이 흘러내리기도 한다.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이나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으며, 휜 각도가 20도 이내이면 전신 체형교정치료를 지속하면서 3~6개월마다 관찰하면 호전되는 척추·체형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하면 적절히 해결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내 아이의 성적표 만큼 척추 건강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현명한 부모들이 되도록 하자.
/김동현 성모다인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