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별세한 이주일(62·본명 鄭周逸)씨는 지난 30여년간 대중을 웃기고 울렸던 대표적인 코미디언이자 한국 코미디 역사의 산 증인이었다.
1980년 이씨는 구봉서·곽규석·배삼룡·이기동 등 기라성같은 코미디언이 군웅할거하는 한국 코미디계에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했다.
자그마한 키에 거무튀튀하고 주름많은 얼굴, 벗겨진 대머리에 텁수룩한 수염자국, 야트막한 코. “무명 시절에는 얼굴이 쥐어뜯고 싶도록 미웠다”고 술회했던 이씨는 그런 외모를 오히려 전매특허로 만들면서 대중들에게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91년 11월 28살의 큰아들 창원(昌元)을 교통사고로 잃은 그는 고(故)정주영 회장의 권유로 92년 14대 총선에서 통일국민당의 공천을 받아 구리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정치인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말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힘겹게 투병하면서도 '금연홍보대사'로 나섰다. 병상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고 '이주일 신드롬'과 함께 금연 열풍이 불어닥쳤다. 아픈 육신마저도 대중을 위해 쓴 천상 코미디언이었다. <연합>연합>
['페암'별세 이주일씨] '뭔가 보여준' 코미디계 대부
입력 200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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